4년간 장학금 전액 기부한 전주교대 강민주양
“입학 때 결심한 일을 실천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대학 4년 동안 매 학기 받은 장학금 전액을 기부한 여대생이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전주교육대 영어교육학과 졸업반인 강민주(23ㆍ여ㆍ사진)씨. 강씨가 지난 4년간 기부한 1,100만원은 형편이 어려워 등록금으로 고통 받는 같은 학교 학생들을 돕는 데 사용됐다.
그의 선행은 단순한 금액 차원을 넘어 학업을 성실히 해야만 실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더구나 강씨의 집안 사정도 넉넉지 않아 기부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이런 결심을 하게 된 배경에는 자신 또한 힘든 시기를 거치면서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강씨가 고교에 입학했을 때, 아버지의 사업이 위기를 맞으면서 학업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졌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학교 선생님들은 강씨를 장학재단에 추천했고, 주변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로 전주교대 영어교육학과에 수석으로 입학할 수 있었다.
강씨는 “대학생이 된 뒤 마음 한편에 항상 ‘내가 받은 은혜를 어떻게 돌려줄까’하는 짐이 있었다”며“학생 형편에서 가능한 방법을 찾다가 장학금을 타서 다른 학생들에게 돌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의 선행은 어머니로부터 대물림됐다. 강씨의 어머니 김인숙(54)씨도 모교에 매 학기 학생 1명분의 장학금을 기부해왔다. 가정형편이 나빠져 잠시 중단했지만 딸이 대학에 입학한 뒤 형편이 나아지면서 다시 시작했다.
강씨는 “제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부모님이 자신들이 졸업한 대학에 매 학기 장학금을 기부해 왔다”며 “제가 장학금 기부를 망설이던 대학교 1학년 때 처음 그 이야기를 해주시며 격려해주었다”고 말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인생의 가장 끊임없고도 다급한 질문은 내가 남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것’이라는 명언을 가장 좋아한다는 그는 “경쟁이 만연한 현대사회에서 아이들에게 더불어 사는 기쁨과 나눔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며 “졸업 후에도 교육봉사와 봉사단체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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