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2군 서산 캠프 지옥 훈련...김성근 감독의 1군 캠프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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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신’ 김성근(72) 감독도 없다. ‘호랑이’ 이정훈(51) 2군 감독도 없다. 그런데 곳곳에서 “여기도 지옥”이란 얘기가 들린다. 한화 2군 선수들의 마무리 훈련지 서산에서 나오는 곡소리다.
3년 연속 꼴찌에 머문 한화는 ‘김성근 사단’의 지휘 아래 일본 오키나와에서 지옥 훈련을 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 SK 시절 김 감독과 한솥밥을 먹은 정근우, 트레이드로 온 조인성, 자유계약선수(FA) 신분 김경언까지 모든 선수가 대한해협을 건넜다.
훈련은 오전 9시부터다. 50분 일찍 야구장에 나가는 ‘어얼리 조’를 제외하면 이 때부터 그라운드에 모여 오후 5시30분 해산한다. 한화 관계자는 “요일 별로 변동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아침은 수비 훈련, 오후는 타격 훈련”이라며 “점심 시간은 2~30분, 숙소로 돌아와 먹는 저녁 시간도 30분 정도”라고 귀띔했다.
훈련 강도가 워낙 세니 벨트가 끊어지는 일이 다반사다. 유니폼에 구멍 나고 스파이크 앞 부분이 찢어지는 보기 드문 장면도 연출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선수들은 저녁 식사 후 오후 7시30분부터 2시간 가까이 야간 훈련을 해야만 하루 일과를 마친다.
몸은 떨어져 있지만 서산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훈련 스케줄이 오키나와의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오전 9시 시작, 오후 5시 종료, 점심 시간은 단 30분,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다시 야간 훈련, 오전은 수비, 오후는 타격 훈련 등 2012년 말 서산 구장이 준공된 이래 가장 잔인하고 혹독한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감독이 없는 현 상황이다. 이정훈 2군 감독이자 21세 이하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은 7~17일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 지난달 27일부터 대표팀이 소집됐으니 3주 넘게 집을 떠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상군, 전대영, 이영우, 전종화 코치 등이 선수들 보다 더 부지런히 움직이며 강훈련을 주도하고 있다. “평소 우리가 알던 코치님들이 아닌 것 같다”는 하소연도 들린다. 오키나와도, 서산도 선수단이 추위를 느낄 새조차 없는 모양새다. “따라오지 않는다면 같이 가지 않겠다”는 야신의 한 마디에, 김 감독이 보는 곳에서도, 보지 않는 곳에서도 어금니 꽉 깨문 선수들뿐이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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