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동반자" 덕담 오고 가… 오랜 친구 '라오펑여우' 재확인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0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서로 신뢰하는 ‘라오펑여우(老朋友·오랜 친구)’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장인 인민대회당 동대청 입구로 마중 나온 시 주석과 반갑게 인사하며 악수했다. 시 주석의 7월 방한 이후 4개월 만의 재회였다.
시 주석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중한 양국은 가깝게 자리 잡고 있는 좋은 이웃이자 동반자”라며 “각 분야의 교류 협력을 지속적이고 깊이 있게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7월 한국 국빈방문 때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내실화와 깊이 있는 발전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한국에서 대통령님의 성대한 환영을 받은 것에 다시 한 번 감사 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쨔오칭라오끙친(交情 老更親ㆍ우정은 오래 나눌 수록 친밀해진다)’이라는 중국 당나라 시대 시인 두보(杜甫)의 시구를 중국어로 읊은 뒤 “주석님과의 만남이 거듭될 수록 친밀감이 커지고 한중 관계의 깊이도 더해가는 것 같다”고 인사했다. 시 주석이 7월 방한 때 서울의 경치를 극찬하면서 두보의 시 구절을 인용한 데 대한 답례인 셈이다.
박 대통령은 이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EPC) 정상회의 의장국인 중국 정부가 많은 노력을 기울인 데 힘입어 이번 회의가 큰 결실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덕담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언급하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협력 기조를 계속 이어 나가 한중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이 양자 정상회담 테이블에 마주 앉은 것은 이날로 다섯 차례다. 박 대통령으로선 취임 후 가장 많이 만난 정상이 시 주석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담장에 다홍색 상의를 입고 나왔다. 박 대통령은 올 들어 시 주석과 가진 세 차례의 정상회담에서 매번 붉은 색 옷을 입었다. 중국인들에게 붉은색이 행운과 권력, 부(富), 명예 등을 상징하는 색인 만큼 우정과 배려의 뜻을 담은 ‘패션 외교’라 볼 수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APEC 갈라 만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나란히 앉았다. 청와대는 “두 정상은 만찬 중에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두 정상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국장급 협의가 잘 진전되도록 독려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이 만난 것은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정상이 함께 앉은 것은 국가 이름의 알파벳 순서에 따라 각 정상을 배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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