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만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눴다. 두 정상이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은 지난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한미일 정상회담을 한 이후 8개월여 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내의 수영경기장 수이리팡(水立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련한 APEC 갈라 만찬에서 아베 총리와 나란히 앉아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이 밝혔다. 두 정상은 이 자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논의하는 양국 국장급 협의가 잘 진전되도록 독려해 나가기로 했다고 민 대변인은 덧붙였다.
이날 두 정상 간의 대화는 만찬 자리 배치가 알파벳 순서여서 나란히 앉게 돼 자연스럽게 성사됐다. 이번 APEC 회의에서는 최근 한일관계 개선 조짐이 없어 양국 간 대화 가능성이 작을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다양한 현안’의 내용에 대해 청와대측은 “대통령과 아베 총리 밖에 알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냉각기를 이어 가고 있는 양국 관계의 개선이나 북핵 문제, 일본인 납치자 문제 등 화제로 올릴 현안은 다양하지만 다른 정상들과 함께 한 만찬 자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을지는 미지수다.
한국은 그 동안 일본군 위안부를 비롯해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 측의 성의 있는 조치를 한일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고 일본은 조건 없는 정상 간 만남을 고집해 왔다. 이 같은 견해 차이를 좁히기 위한 외교 당국끼리 적극적인 노력도 사실상 없는 상황이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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