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 조건으로 사실상 KB금융 사외이사들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가운데 KB금융 임시 이사회가 열리게 돼 사외이사들의 거취 표명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12일 서울 명동 국민은행 본점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어 윤종규 차기 회장 내정자의 보수책정과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 구성 안건을 논의한다. 윤 내정자는 회장과 행장을 겸임해도 회장 보수만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 KB금융은 금융당국이 KB금융 지배구조의 개선을 요구함에 따라 지배구조 개선 TF를 구성해 운영하는 문제를 논의한다. 지배구조 개선 TF는 이사회 승인을 얻어 이사회 직속으로 구성되며 외부 컨설팅 회사에 용역을 맡겨 내년 3월 말까지 컨설팅 결과를 보고받을 방침이다.
하지만 금융권의 관심은 이날의 안건보다 사외이사들의 거취에 집중돼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10월 국정감사에서 “현재와 같은 KB의 지배구조나 경영능력으로 LIG손보를 인수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히는 등 사외이사들의 거취 표명 여부가 LIG손보 승인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이경재, 김영진, 황건호, 이종천, 고승의, 김영과 KB금융 사외이사가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힐 경우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26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LIG손보 인수가 승인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사외이사들이 별다른 거취 표명을 하지 않는다면 금융당국의 승인이 더 미뤄져 LIG손보 인수는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KB금융은 LIG손보 대주주 측에 인수 지연에 따른 수십억원의 보상이자를 지급해야 하며 올해 말까지 인수 승인을 받지 못하면 LIG손보 측과의 계약이 자동으로 해지되는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 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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