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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서방 간 ‘냉전 수준’ 군사적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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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서방 간 ‘냉전 수준’ 군사적 접촉

입력
2014.11.1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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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서유럽 사이에 지난 8개월 동안 냉전 수준의 위험한 충돌 직전 사건이 40여건이나 있었다고 유럽대표연합(European Leadership Network)이 최근 보고서에서 밝혔다.

10일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대표연합은 ‘위험한 벼랑 끝 상황’보고서에서 올 초 우크라이나 사태가 불거진 이후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 ‘높은 불안’ 수준의 사건이 잇달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러시아 정찰기와 132명의 승객이 타고 있던 덴마크발 여객기 사이에 벌어졌던 충돌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사건이 특히 위험했던 이유는 러시아 전투기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무선응답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여객기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군사적 긴장은 발트해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의 국경과 흑해에서도 발생했다. 보고서 저자인 토머스 프리어와 루카스 쿠레사, 이안 컨즈는 “올해 발발한 40건의 군사적 충돌 우려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물론 이것이 반드시 전쟁을 시작하고 싶다는 러시아 측의 욕망을 뜻하지는 않지만 그들은 위험한 벼랑 끝 게임을 계속하고 있어 의도하지 않은 위기가 올 수 있다”며 “지금 유럽이 냉전 이후 가장 심각한 안보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 지도부가 더욱 독단적인 군사적 자세를 유지하는 위험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991년 옛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은 전투기를 국경 가까이 보내 상대방의 반응 속도를 알아 보는 방법으로 서로의 방공망을 시험했다. 하지만 올해 접촉 빈도는 그 때보다 훨씬 많을 뿐 아니라 더 위험한 수준으로 행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은 군사 행동을 늘린 러시아를 비난하고 있다. 반대로 러시아는 서방국과 유럽 동맹을 비난한다. 우크라이나 위기를 촉발하고 러시아 제재 조치를 취했다는 이유다.

미국과 서방의 일부 반전 운동가들은 나토가 군사적 접촉을 과대 선전하면서 전면전의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나토는 지난달 말 100회 이상의 러시아 항공기 항공 기록을 조회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3배 늘어난 수다.

보고서는 국제 영공을 위협하는 아슬아슬한 공중 충돌 우려 긴급 이륙, 해양에서의 접촉, 다른 위험한 행동들이 매우 넓은 영역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중 특히 위험했던 사건 목록은 다음과 같다.

▦9월 러시아의 에스토니아 정보원 납치 ▦덴마크 섬에서 러시아의 거짓 폭격 사건 ▦미국과 캐나다에서 러시아 폭격기의 미사일 공격 시뮬레이션 ▦캐나다 군함이 러시아 항공기를 발견하고 레이더를 고정한 사건 ▦미국 비행기가 러시아 비행기에 쫓겨 스웨덴 영공에 무단 침입한 사건 등이다.

발트해에 위치한 국가들, 특히 발트3국으로 불리는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는 러시아의 위협을 느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지난주 스벤 믹서 에스토니아 국방 장관은 “러시아의 노골적인 군사적 충돌은 없었지만, 침입을 강화함으로써 냉전 때로 돌아가고 있다”며 “올해만 러시아 항공기가 6번이나 영공에 무단 침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년간 침입보다 두 배 증가한 것이다.

리투아니아 국방부에 따르면 발트해 국가들 주위에 위치한 나토 전투기들은 지난달 중순에만 86번이나 긴급 이륙했다. 이 역시 지난해 1년간 이륙한 수보다 두 배 많다. 라트비아는 바다 근처에 40척 이상의 러시아 군함대가 배치된 적도 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데스 브라운 전 영국 국방장관은 “러시아의 나토 영토 침입이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수석 외교관이며 20년간 외교 및 국방 정책 입안자로 종사하고 있는 컨즈는 “의도하지 않은 냉전의 발발을 막기 위해 러시아와 새로운 위기관리방안을 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일본은 중일정상회담에서 이러한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는데 이것이 바로 지금 유럽에 필요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일본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영유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가장 위험했던 3번의 군사적 충돌 우려

①올해 3월3일 스칸디나비아항공 여객기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132명의 승객을 태운 채 로마로 가던 중 위치 신호를 보내지 않은 러시아 정찰기와 충돌할 뻔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충돌은 스칸디나비아항공 조종사의 인지와 시야 확보로 피할 수 있었다. 이 사건은 스웨덴 말뫼 남동쪽 50마일 지점에서 일어났다.

②9월 초에는 북미에서 크루즈선에 대한 미사일 공격이 있었다. 러시아 전략 폭격기는 캐나다 근처 래브라도해에서 항해 중이던 캐나다 크루즈선에 미사일 공격을 강행했지만 다행히 미사일은 크루즈선을 피해 갔다.

③9월7일 흑해에서 군사접촉이 있었다. 캐나다 군함 토론토호는 300m 내에 있는 러시아 전투기를 발견했다. 토론토호는 레이더를 러시아 전투기에 고정했지만 더 이상의 움직임은 없어 다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지수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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