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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통공사, 영세 개발업체에 또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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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통공사, 영세 개발업체에 또 '꼼수'

입력
2014.11.1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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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납품하도록 해주겠다” 회유… 중기청 등 진상조사 나서 파문 확산

부산교통공사가 구매조건부로 국산화 제품 개발에 성공한 영세기업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의혹(본보 30일 14면 보도)과 관련, 문제가 불거지자 개발업체에 다른 건을 납품하도록 해주겠다며 회유책을 펼치는 등 근본대책 없이 이번 사태만 넘겨보자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사업을 관장하는 중소기업청과 대ㆍ중소협력재단이 공사 등을 상대로 진상조사에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T사에 따르면 공사 측은 최근 “T사에서 여러 곳에 문제를 터뜨려 수습이 어려우니 만나서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설득하면서 “1, 2호선 납품을 포기하는 대신 3호선에 소요되는 부품을 개발하도록 주선해 주겠다”는 내용의 회유책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T사 측은 새롭게 제시한 제품은 워낙 적은 수량이라 개발에 힘만 들뿐 소득이 없는데다 3호선 변전소 RTU는 앞으로 7~8년 뒤인 2020년경에나 교체 예정이어서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

또 공사 측은 여전히 3호선 호환이 안돼 T사가 개발한 제품은 사용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으나 T사 측은 현재 공사 변전소 원격단말장치(RTU)는 1, 2호선 장비의 하드웨어가 동일해 상호 호환이 가능한 장비이고, 3호선 장비는 하드웨어 모양이 다른 장비로서 현재도 1, 2호선 장비를 3호선에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인데다 종합상황실 서버도 1, 2, 3호선 각각 사용하고 있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에 T사의 개발 장비는 하드웨어에 대해서는 3호선에서 사용하는 이더넷 인터페이스를 포함,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3호선에도 사용 가능한 장비로 개발됐다.

아울러 이번에 V사에 발주해 구매하는 계약사양(입찰제안서 규격평가기준, 현장시험 방법 및 세부 평가표)에도 ABB RP570의 사양만을 시험 기준으로 삼는 등 기존 제품과의 호환성을 적합성 여부의 중요항목으로 다루고 있는데 공사가 제시한 ABB RP570은 T사가 개발한 제품의 사양과 동일한 것이다. 이에 따라 T사는 개발제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T사의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면 구매 요청사항에 의해 납품하게 되는 제품도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T사는 공사 측이 제시한 이번 입찰 조건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매조건부로 개발한 장비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중점으로 전기시설공사는 지역소재 자격업체에 하도급이나 협업방식으로 해도 무방한데 소프트웨어 개발과 함께 전기공사업 면허소지업체 등으로 제한, 소기업 형태가 대다수이고 전기공사 면허가 없는 소프트웨어업종 기업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개발이 끝난 후 이러한 입찰조건을 제시해 개발업체가 참여할 수 없게 한다면 과제수행 공모과정에서부터 같은 조건을 제시해야 정부지원금의 낭비나 업체의 손실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번처럼 구매조건부 사업으로 개발에 성공해도 구매처가 구매를 거절할 경우 수요처가 기술료나 연구비를 부담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T사 측은 “영세 업체가 구매조건부로 기술을 개발하고도 납품이 안돼 기술료 2,200만원과 개발비 이외에 1년여에 걸쳐 수억원의 기회비용만 날려 회사 생존조차 위태롭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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