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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에이즈 치료, 꾸준한 약 복용이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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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에이즈 치료, 꾸준한 약 복용이 열쇠

입력
2014.11.1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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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인 전남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정숙인 전남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1991년 11월 24일 록그룹 퀸(Queen)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후천성 면역 결핍 증후군(에이즈)으로 사망했다. 사실 프레디 머큐리는 1986년 비밀리에 검사를 받아 자신이 에이즈에 걸렸음을 알았지만, 세인의 이목이 두려워 사망 하루 전까지 자신이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을 숨겼다.

에이즈는 HIV(인체 면역 결핍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질병이 진행돼 나타나는 것이다. HIV 감염은 꾸준히 증가해 2013년에는 신규로 신고된 내국인 감염자 수가 최초로 1000명을 넘어섰다. 에이즈는 1980년대 처음 발견됐을 당시에는 걸리면 죽는 불치병으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많이 개발돼 HIV에 감염됐거나 에이즈에 걸렸어도 의사 지시에 따라 약을 잘 복용하고 관리하면 합병증 없이 오래 살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의하면 2013년 현재 HIV/AIDS 내국인 감염자는 8,662명으로, 1985년부터 2013년까지의 누적 감염 신고자 1만423명 중 80%이상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IV 치료의 주 목표는 항(抗)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에이즈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체내 HIV 수치를 억제하는 것이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다른 만성 질환과 마찬가지로 HIV 치료의 성패도 환자가 얼마나 약을 잘 복용하는가, 즉 얼마나 높은 약 순응도를 보이는가에 달려 있다. HIV 감염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90% 이상의 약 순응도를 나타내는 감염자는 에이즈로 악화하는 것이 예방됐지만, 이보다 낮은 순응도를 나타내는 군에서는 에이즈로 더 쉽게 진행됐다.

또한 HIV 감염자가 약을 잘 복용하면 바이러스가 억제돼 다른 사람에게 이를 전파할 가능성도 아주 낮아진다. 규칙적으로 약을 먹으면 환자 본인의 건강뿐 아니라 HIV 감염 확산 예방에도 도움 된다.

높은 약 순응도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약물 내성이다. 내성이란 약 효과가 감소됐거나 없어졌다는 것이다. HIV 감염자가 처방 받은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를 불규칙하게 복용하거나 일부만 먹으면 약물 내성을 가진 바이러스가 생성된다. 나아가 이런 약 내성을 가진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도 있다. 이를 경우 해당 감염자를 치료할 때 약 선택 폭이 제한되는 문제가 생긴다.

아깝게 생을 마감한 프레디 머큐리와 달리,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 매직 존슨은 1991년에 에이즈에 감염돼 코트를 떠났지만 아직 건강하게 살면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질환을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한 덕분이다. 매직 존슨처럼 HIV 감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려면 순응도를 높여야 한다. 환자 주변 사람과 사회의 성원도 약 순응도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다. 사회와 환자가 함께 협력해 질환 편견을 없애고 약 순응도를 높이려고 노력하면, 더 많은 HIV 감염자가 매직 존슨처럼 질환을 극복하고 왕성히 활동하면서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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