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7시 독일 베를린 포츠담 광장의 밤하늘에 8,000개의 풍선이 날아가는 장관이 연출됐다. 이틀 전부터 설치된 이 풍선들은 장벽 붕괴 후 동베를린에서 서베를린으로 이주한 수천 명을 상징한다. 풍선에는 이 행사를 후원한 개인과 단체들의 메모가 담겨 있었다.
풍선들은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을 기념해 만든 ‘밝은 국경 2014(Lichtgrenze 2014)’이라는 설치 미술 작품. 크리스토퍼 바우더와 마크 바우더 형제가 제작했다. 풍선들은 조명을 켤 수 있게 되어 있으며, 냉전시대에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을 구분하는 데 사용되었던 경계를 따라 약 15.3㎞에 걸쳐 설치됐다. 풍선들의 높이는 3.6m. 바로 베를린 장벽의 높이다.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과 시민 10만여명은 이날 밤 25분에 걸쳐 풍선을 하나씩 띄워보냈다. 이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독일 통일 당시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울려퍼졌던 베토벤 9번 교향곡 ‘환희의 송가’가 연주됐다. 역경을 딛고 평화와 환희, 인류애로 나아간다는 메시지를 담은 곡이다.
김지수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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