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 협상을 위해 특사로 방북한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친서를 전달했다고 CNN 방송,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들 언론은 9일 정부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클래퍼 국장이 평양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북한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편지에서 클래퍼 국장을 억류 미국인들의 귀환을 위한 자신의 ‘개인 특사’라고 지칭했으며 편지 내용은 짧고 명료했다”고 말했다. CNN방송은 “클래퍼 국장이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AFP 통신도 이날 “클래퍼 국장이 억류 미국인 석방이라는 ‘단일한 목적’을 지니고 방북했으며 북한 고위 관리들과 면담했지만 김 위원장은 만나지 않았다”고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몇 주 전부터 억류 미국인을 석방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고위 관리의 방북을 미국에 요청했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클래퍼 국장이 특사로 선택된 것은 한반도 문제를 다뤄본 경험이 있으면서도 정보기관의 수장으로 외교관은 아니었기 때문”이라며 “이번 방북은 외교의 영역 밖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 “클래퍼 국장의 방북이 외교적 돌파구를 열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하며 “클래퍼 국장도 대화를 위해선 북한이 먼저 비핵화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북한 측에 재차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국무부의 한 고위관리는 CNN에 “클래퍼 국장이 방북할 당시 자신이 억류 미국인들과 함께 귀국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억류 미국인 석방을 위한 몇 달간의 조정 과정에 중국이 협조했다”고도 소개했다.
CNN은 또 “북한 정부가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억류 미국인들의 행동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북한 정부는 성명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석방을 지시했다”고 밝히고 “두 사람은 범죄를 진심으로 뉘우치며 복역 기간 성실히 임했다”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 관리들은 “억류 미국인들을 석방하는 과정에서 북한에 지급한 대가는 없다”고 밝혔다. 평양을 방문했던 클래퍼 국장은 석방된 미국인 2명과 함께 미국 현지시간으로 8일 오후 9시쯤 워싱턴주 맥코드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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