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법 기한 내 처리 매듭짓고 사자방 국조 등 與 압박 '野性' 회복
취임 한 달을 맞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의 초반 성적표는 초라하지 않다. 세월호 3법을 기한대로 통과시켰고 이른바 ‘사자방(4대강 사업ㆍ자원외교ㆍ방산비리 의혹 관련) 국정조사’ 띄우기로 정국 주도권 잡기에도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안 및 공무원연금 개혁안 등 쟁점 사안이 산적해 있어 본격적인 평가는 남은 한달 간의 정기국회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우 원내대표는 9일 기자간담회 오찬에서 지난 한 달간의 활동에 대해 “야당에서 대표 하면 50점 이상 받기 어려운데 6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평했다. 당 안팎에도 “외유내강의 리더십이 기대 이상”이란 얘기도 나온다.
하반기 정국 대치의 핵심이었던 세월호특별법 등을 통과시켜 세월호 정국을 매듭지은 점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합리적 성향의 협상론자인 우 원내대표의 장점을 십분 살려 정부조직법에선 야당의 주장을 고집하지 않는 대신, 세월호특별법에서 여당의 양보를 얻어내 첫 관문을 무사히 넘겼다는 평이다.
야당이 최근 화력을 쏟아 붓는 ‘사자방 이슈’는 우 원내대표의 약점으로 꼽혔던 ‘부족한 야성’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제기 이후 여권을 압박할 지렛대가 부재했던 상황에서 야당이 모처럼 국정 부실의 문제점을 짚어내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도 “사자방 의혹과 관련해 당으로 속속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며 “이번 주초엔 국정조사의 당위성을 입증하는 자료를 공개할 것”이라며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당내에선 우 원내대표의 이 같은 성과를 ‘무임승차’로 보는 시각도 있다. 세월호 특별법의 경우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합의한 3차 협상안을 토대로 마무리 작업에 나선 만큼 우 원내대표만의 공으로 돌리기엔 무리라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사자방 국정조사 관철 여부가 우윤근 원내대표의 첫 작품으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내년도 예산안 법정 기한 내 처리와 쟁점 법안 처리 등 남은 정기국회 과제가 본격적인 시험대인 셈이다. 특히 올해부터 예산안이 자동상정되기 때문에 야당이 여당을 압박할 고리가 없어진 만큼 여야 원내 사령탑의 전략 싸움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 밖에도 우 원내대표가 당연직 비대위원으로서 조강특위 구성과 전당대회 룰 관리 등에서 균형 추 역할을 맡아야 하는 숙제도 놓여 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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