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씨 동의서 받아 위벽강화술 실시"
가수 고 신해철의 장협착 수술을 집도한 서울 송파구 S병원 강모(44) 원장이 9일 “신씨의 위축소 수술을 하지 않았다”며 의료과실과 관련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이날 강 원장을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지난달 17일 신해철을 집도한 수술부터 닷새 후 심장이 정지해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 등에 과실이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유족 측은 수술 직후 신해철이 고열과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지만 제대로 된 처치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 원장은 경찰 조사에서 “신씨의 위와 장이 유착된 상태라 이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위벽이 약화돼 위벽강화술을 실시한 것일 뿐 위축소 수술은 아니다”며 “신씨에게도 이런 내용을 설명하고 동의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수술 이후 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에는 “수술 자체는 정상적으로 진행됐고, 신씨가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했을 때에도 적절한 검사와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또 “장천공은 수술 때 생긴 것이 아니라 이후 발생했는데 어떻게 생긴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조사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조사과정에 성실히 임했고 결과를 지켜봐 달라”며 심낭 천공이 생긴 원인이나 직접적 사인 등 제기된 세부 의혹에는 말을 아꼈다.
이날 조사는 예정된 3,4시간을 훌쩍 넘겨 자정 무렵까지 강도 높게 진행됐다. 송파서 측은 “이번 사건은 범죄 여부를 가리는 게 아니라 수술과 회복 중 실수에 관한 부분을 밝히는 게 관건”이라며 “강 원장이 적극적으로 해명해 조사가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강 원장은 앞서 오후 2시45분쯤 변호인을 대동하고 경찰서에 나와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 만약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 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해철의 유족 측은 지난달 31일 S병원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7일 고소 관련 의견을 추가 접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 원장 조사 내용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전문가 자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과실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fac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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