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 상승률 약세 뚜렷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최경환 경제팀의 첫 부동산 정책인 7ㆍ24 대책 발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부동산 규제완화의 효과가 사실상 소진되면서 주택시장의 약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 달 첫째 주(10월31일~11월6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2% 올랐다. 이는 7월25일 조사(0.01%)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새 경제팀이 주택담보인정비율(LTV)ㆍ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을 담은 7ㆍ24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시점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그간 상승폭이 컸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들이 약세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9월 중순 한때 주간 상승률이 0.46%까지 치솟았던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 주 들어 0.02% 하락 반전했다.
이로 인해 재건축 아파트가 많은 서울 강남 일대의 부동산 시세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3일 기준 주간 변동률을 보면 강남구는 전주대비 0.02% 하락해 16주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매매수요가 위례 신도시 등 신규 분양물량으로 쏠린 점이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송파구 역시 0.01% 내려 2주 연속 하락했다.
서성권 부동산114 연구원은 “매수세가 간혹 나와도 대부분 저가 급매물에 눈높이를 맞추고 있어 거래 소강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서울 아파트 시장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재건축 아파트값이 약세로 돌아서고 있어 이 같은 분위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전셋값은 저금리로 인한 월세 전환, 내년부터 시작되는 재건축 이주수요 등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10% 상승했다. 서 연구원은 “부동산 규제완화의 목표가 전세시장에 머물러 있는 잠재적 매수자들이 매매시장으로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 매매시장 활성화와 전세시장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지금 시점에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정기국회에서 부동산 관련 법안이 통과될 경우 분위기가 다소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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