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팀 감독 "잠실에선 우리가 강해"
벤덴헐크-소사 150km 강속구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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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51) 삼성 감독은 지난 8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패한 뒤 “우리 팀은 잠실에서 강하다. 잠실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고 자신했다. 그러자 염경엽(46) 넥센 감독 역시 “우리도 (잠실에서) 강하다. 양 팀 투수들에게 모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맞받아쳤다.
양 팀이 2승2패로 맞선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잠실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5~7차전을 치른다. ‘두 팀의 홈 구장이 2만5,000석 미만일 경우 5~7차전은 잠실구장에서 한다. 지방 팀간의 맞대결일 경우 한 팀이라도 2만5,000석 미만이면 5~7차전은 잠실구장에서 한다’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규정 때문이다. 5차전은 10일 오후 6시30분 시작한다.
정규시즌 1위 삼성의 홈 어드밴티지가 사라진 듯 보인다. 잠실 경기는 목동구장을 홈으로 쓰는 넥센에 유리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류 감독의 말대로 삼성은 전통적으로 잠실에서 강했다. 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1시즌부터 올해까지 삼성의 잠실 성적은 39승1무30패, 5할6푼5리의 승률로 9개 구단 중 1위다. 올해만 5승11패로 재미를 못 봤을 뿐, 탄탄한 마운드가 강점인 삼성은 넓은 잠실 구장에서 호성적을 올렸다.
특히 최근 3년 간 두 차례나 잠실에서 우승 축배를 들었다. 삼성은 2011년(시리즈 전적 4승1패) 잠실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SK를 1-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듬해(시리즈 전적 4승2패)에도 SK와 다시 맞붙어 잠실 5~6차전을 싹쓸이 했다. 지난해(시리즈 전적 4승3패)의 경우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과 격돌해 대구에서 6~7차전을 했는데, 잠실에서 열린 3~5차전을 2승1패로 마무리하며 1승3패까지 뒤지던 시리즈를 결국 뒤집을 수 있었다.
넥센도 잠실 경기가 반갑긴 마찬가지다. 염 감독이 부임한 작년부터 올해까지 18승14패, 5할6푼3리의 승률을 찍었다. 2013년 8승8패, 올 시즌 10승6패다. 넥센은 지난달 LG와의 플레이오프도 잠실에서 끝냈다. 목동에서 1승1패로 맞선 뒤 오재영, 소사가 잇따라 등판해 3~4차전을 잡았다. 올 시즌 넥센의 팀 평균자책점은 5.25이지만, 잠실에서는 3.52로 뚝 떨어진다.
5차전 양 팀 선발은 릭 밴덴헐크(29ㆍ삼성)와 헨리 소사(29ㆍ넥센)다. 한국시리즈 판도를 좌우할 5차전에서 150㎞ 중반대의 강속구가 잠실벌을 화려하게 수놓을 예정이다. 키 198㎝의 밴덴헐크는 시속 155~6㎞의 직구를 꾸준히 던진다. 작년 보다 팔 각도가 높아져 ‘알고도 치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리한 카운트에서 던지는 커브와 슬라이더도 일품이다. 올 시즌 성적은 13승4패에 평균자책점 3.18(1위), 삼진 180개(1위)다.
소사는 컨디션이 좋을 때 직구 스피드가 160㎞까지 나온다. 올 시즌 중반께 넥센에 합류했지만 20경기에서 10승2패, 평균자책점 4.61을 기록하고 승률 부문 타이틀(0.833)을 가져갔다. 간혹 제구에 어려움을 겪어 볼넷을 남발하는 문제가 있지만, 주심이 낮은 쪽 스트라이크를 잘 잡아주면 그야말로 난공불락이다.
둘은 앞선 한국시리즈 등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밴덴헐크는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선발의 중책을 맡아 6.1이닝 5안타 2실점으로 제 몫을 다 했으나 타선의 뒷받침이 없던 탓에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소사는 5일 2차전에 등판해 2.2이닝 6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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