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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4번 타자들이 수상하다

입력
2014.11.0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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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4번 타자, 박병호-최형우

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넥센 히어로즈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 6회말 2사. 넥센 박병호가 삼진으로 아웃당한 뒤 허탈해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넥센 히어로즈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 6회말 2사. 넥센 박병호가 삼진으로 아웃당한 뒤 허탈해 하고 있다. 연합뉴스

4번 타자들이 수상하다. 한국시리즈 4경기 동안 12개(넥센 7개ㆍ삼성 5개)의 대포가 터졌지만 4번 타자가 친 것은 1개뿐이다.

넥센 박병호(28)와 삼성 최형우(31)가 한국시리즈에서 장타 갈증에 시달리고 있다. 11년 만에 50홈런 시대를 열어젖힌 박병호는 시리즈 4차전까지 타율 2할3푼1리(13타수 3안타)에 그쳤다. 홈런과 타점은 2차전에 솔로포로 1개씩 올린 것이 전부다. LG와의 플레이오프 때도 부진했던 박병호는 2차전 홈런을 계기로 예열을 마친 듯 했지만 ‘타자 친화적인’ 안방 목동구장에서도 손맛을 보지 못했다.

올해 31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린 최형우 역시 목동에서 침묵했다. 최형우가 때린 3개의 안타 중 장타는 2루타 1개다. 한국시리즈 장타율은 4할1푼2리로 정규시즌의 6할4푼9리보다 2할3푼 가량 낮다. 또한 최형우가 자랑하던 클러치 능력도 모습을 감췄다.

이번 시리즈는 유독 홈런으로 승부가 자주 갈렸다. 대구구장에서 펼쳐진 1차전에서는 넥센 강정호가 8회 결승 2점포를 날렸고, 2차전은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와 이승엽이 각각 2회, 3회 투런 홈런을 터트려 쐐기를 박았다. 목동구장으로 넘어간 3차전도 9회 동점 상황에서 터진 삼성 박한이의 결정적인 한방으로 끝났으며, 4차전은 넥센 유한준의 멀티 홈런으로 2승2패 균형을 맞췄다.

그 동안 재미를 못 봤던 두 팀의 4번 타자 박병호와 최형우는 10일부터 5차전이 시작되는 잠실구장으로 방망이를 정조준 한다. 박병호는 올 시즌 잠실에서 홈런 3방을 쳤고, 최형우는 4개를 담장 밖으로 넘겼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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