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꼬리표 거부하는 통일의 꽃 "전단살포 단체들 자제해야"
임수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진보 진영에서 ‘통일의 꽃’으로 통하지만 보수진영에서는 ‘종북인사’로 낙인 찍혀있다. 1989년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 당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대표로 북한을 방문한 기억 때문이다. 당시 축전에 북한 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 위원장 자격으로 참가했던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지난달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조우하면서 그는 다시 세간의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임 의원은 더 이상의 ‘종북’이나 ‘친북’ 꼬리표를 거부한다. 그는 최근 북한을 향해 5ㆍ24 조치 해제 이전에 천안함 피격 사건과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면서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임 의원은 6일 “북한 정부도 인민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저는 이념적인 사람이 아니며 인간의 삶에 대한 관심이 많을 뿐”이라고 말했다.
_최근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되고 있다.
“5ㆍ24 조치 이후 유화국면이었던 적이 없다. 북한 고위층 3인방이 내려왔다고 유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건 허상이다. 핵심은 정부의 철학이다. 이명박정부 때부터 국민을 반으로 갈라놓고 선거 승리를 위해 안보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는 사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 남북경협에 참여했던 중소기업과 개인들만 수억원, 수십억원의 피해를 입고 있다. 이들이 자살하고 이혼하고 삶이 파탄 지경에 이르는데도 정부는 그대로다. 사실상 명맥이 끊어진 대북교류를 10개, 20개, 50개로 늘려나가야 한다. 그래야 유화국면도 온다.”
_대북전단 살포를 두고 남남갈등도 벌어지는데 해결책은 있나.
“접경지역 주민들이 농번기에 트랙터를 몰고 나와서 막는 걸 보며 정치 문제를 넘어 삶의 문제가 됐다고 생각했다. 법적 근거가 충분한 만큼 정부가 제지해야 한다. 국민 생명을 위협하니 형법상 이적죄를 적용할 수 있고, 경찰관직무집행법ㆍ남북교류협력법도 있다. 지역 주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다수 국민들이 반대하는 만큼 전단살포 단체들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면 쉽게 해결되리라 본다.”
_이희호 여사가 방북을 추진 중인데.
“중재자로서 아주 적절한 분이다. 이 여사가 방북 하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임 의원은 남북 교류 국면에서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독실한 불교신자로 알려진 임 의원은 30대 중반에 아들을 잃는 개인사의 굴곡을 겪기도 했다. 그는 “이전에는 행복한 사람들만 보였는데 당시 해인사에 1년 넘게 있으면서 아픔을 가진 사람들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임수경 의원은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불어과를 졸업하고 한국외대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대표로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석한 뒤 민간인 최초로 판문점을 거쳐 남으로 왔다. 2012년 4월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임준섭기자 ljscoggg@hk.co.kr 송오미 인턴기자(이화여대 정치외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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