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폐경학회, “필요 시 호르몬요법 사용해야”
폐경호르몬요법 치료 지침서 펴내
호르몬요법이 암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로 이 요법이 위축된 가운데 대한폐경학회가 필요하면 호르몬 요법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는 치료지침서를 내놨다.
학회는 “에스트로겐 결핍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나고 폐경과 관련된 홍조 등 혈관운동증상, 비뇨생식계 위축증상, 폐경 후 골감소증 및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호르몬요법을 쓸 수 있다”고 지침서에서 명시했다.
학회는 또한 “비뇨생식기 위축과 성기능 장애도 에스트로겐 결핍으로 상피세포가 위축돼 나타나는 증상인 만큼 호르몬요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가장 논란을 빚었던 관상동맥질환과 연관성은 폐경 후 10년 이내 혹은 60세 이하인 건강한 폐경 초기 여성에서 호르몬요법을 시행해도 무방하다고 정리했다. 관상동맥질환 예방 효과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 연구에서 호르몬요법은 관상동맥위험을 28% 낮추고 사망 위험을 38% 줄인다고 나왔지만 이는 메타분석이었다. 이후 무작위대조군연구(RCT)에서는 예방효과를 입증하지 못하고 오히려 위험이 50~8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혼란이 가중된 바 있다.
세계폐경학회는 2013년 여러 가지 메타분석과 WHI(Women's Health Initiative) 2차 분석, DOPS 연구 결과를 토대로 에스트로겐요법을 60세 미만인 폐경 10년 이내 젊은 폐경 여성이 시작하면 관상동맥질환 발생과 사망률을 낮춘다고 발표했다. 대한폐경학회도 이를 적극 반영했다.
이와 함께 폐경호르몬요법은 허혈성 뇌졸중 위험을 늘리지만 60세 미만 폐경 여성에서는 위험이 낮으며, 저용량 호르몬 요법과 경피 에스트로겐 요법은 뇌졸중 위험을 늘리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또 다른 논란거리였던 호르몬요법과 유방암과의 상관관계도 정리했다. 일단 장기간 에스트로겐요법은 유방암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것. 이는 7.2년간 관찰연구에서 유방암 위험성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지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13.2년을 추적 관찰연구에서는 유방암 발생이 유의한 수준인 21% 줄었다는 근거를 적극 반영한 것이다.
반면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토젠 병용요법은 평균 5.6년까지는 유방암 위험을 늘리지만, 처음 시작하는 여성은 7년까지 위험을 늘리지 않았다고 정리했다. 이에 따라 임상에서는 이 권고만으로 이 요법을 적극 추천하기 다소 어려운 상황이다.
이밖에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토젠 병용요법은 난소암을 늘리지 않지만 에스트로겐 요법은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었다. 하지만 5년 간 1,000명 당 0.7명에 불과하다고 밝혀 사실상 난소암 발병 위험은 없다고 결론냈다.
한편 최근 호르몬대체요법으로 주목 받는 티볼론의 치료지침도 마련됐다. 티볼론은 합성 스테로이드로 19-비테스토스테론 유도체로 에스토로겐 안드로겐, 프로게스테론 특성을 지니고 있다. 지침서는 티볼론이 열성 홍조 등의 혈관운동증상은 물론 비뇨생식기 위축 등 폐경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며, 호르몬요법보다 유방통증, 유방밀도 증가, 질출혈 빈도가 낮다고 명시했다. 또한 골밀도를 늘리고 골절을 줄이며, 자궁내막암과 유방암을 증가시키지 않는다고 명시해 호르몬과 함께 선택할 수 있는 약물임을 강조했다.
김탁 대한폐경학회 폐경호르몬요법 치료지침편찬위원장(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호르몬 제제가 암을 유발한다는 연구가 나온 이후 위축됐지만 이 연구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임을 알아야 한다”며 “실제로 호르몬요법은 폐경기 이후 나타나는 증상을 개선하는 데 장점이 많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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