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전반기 4가 체제로
프로농구 4강 체제를 구축한 울산 모비스, 원주 동부, 고양 오리온스, 서울 SK. 이들 네 팀이 시즌 초반 선두권을 형성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바로 토종 빅맨의 힘이다.
단독 선두 모비스는 장신 포워드 문태영(36ㆍ195㎝)이 중심에 섰다. 함지훈(30ㆍ198㎝)이 왼 발목 부상 여파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로 3번(스몰포워드)으로 뛰던 문태영이 4번(파워포워드) 역할까지 소화하고 있다. 7일 현재 경기당 평균 16.9점을 넣어 국내 선수 부문 1위에 오른 문태영은 리바운드에도 적극 가담해 평균 7.3개를 건져냈다. 이는 지난 시즌보다 1.6개 늘어난 수치다.
2012년 1월 이후 처음으로 6연승을 달린 동부는 윤호영(30ㆍ197㎝)을 주춧돌 삼아 ‘동부산성’을 재건했다. 윤호영은 팀이 지역 방어를 쓸 때 미들 라인에서 외곽은 물론 포스트까지 폭넓은 움직임으로 상대 공격을 봉쇄한다. 성적은 평균 9.8점 7.7리바운드로 평범해 보이지만 김영만(42) 동부 감독은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 공헌도가 큰 선수”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다크호스 오리온스는 신인 1순위 듀오 이승현(22ㆍ197㎝)과 장재석(23ㆍ203㎝)이 믿을 구석이다. 이승현은 골밑에서 외국인 선수에게 밀리지 않을 만큼 힘을 갖췄다. 농구 센스도 좋아 동료들과 손발을 얼마 맞추지 않고도 빠르게 녹아 들어가고 있다. 장재석은 아직 기복이 있지만 큰 키에다 신체 능력까지 뛰어나 활용도가 높다.
SK는 장신 포워드 군단이 위력적이다. 박상오(33ㆍ196㎝)를 비롯해 김민수(32ㆍ200㎝), 최부경(25ㆍ200㎝)은 어느 한쪽이 미스 매치가 나더라도 굳이 파울로 끊지 않고 충분히 버텨낼 능력들이 있다. 프로농구 최장신 센터 하승진(29ㆍ221㎝)이 버티고 있는 전주 KCC와 지난 시즌 신인왕 김종규(23ㆍ207㎝)의 창원 LG 역시 언제든 상위권을 위협할 팀이다.
반면 부산 KT와 인천 전자랜드는 토종 빅맨의 부진으로 하위권에 처졌다. KT는 파괴력을 갖춘 빅맨이 부족하고, 전자랜드는 ‘살림꾼’ 주태수(32ㆍ200㎝)가 주춤해 동력을 상실했다. 최하위 안양 KGC인삼공사는 오세근(27ㆍ200㎝)의 빠른 실전 감각 회복이 반격 열쇠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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