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총재 "추가조치" 해석 분분
환율 9.9원 올라 1弗=1093원
유럽중앙은행(ECB)은 과연 추가 양적완화라는 메가톤급 카드를 꺼내 들 것인가.
6일(현지시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정례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필요할 경우, 적절한 추가 조치를 시행한다는 데 정책위원들이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힌 것을 두고 시장의 해석이 분분하다. 시장 대다수는 ECB가 사실상 추가 양적완화를 예고했다고 보는 데 반해, 한편에선 여전히 단정이 쉽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드라기 총재의 회견으로) ECB가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기반을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만장일치’와 ‘필요 시 추가 조치’는 드라기 총재가 늘 쓰는 화법. 하지만 지난달 드라기 총재가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추가 매입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힌 직후, 언론들이 “사실상 컨센서스(의견일치)가 없었다”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드라기의 리더십은 흔들리던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드라기 총재가 재차 “만장일치” 사실을 분명히 하면서 시장은 조만간 ECB가 지난달 언급한 ‘1조유로(1,350조원) 규모의 양적완화(국채 매입)’가 임박했다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여전히 변수는 있다. 먼저 ECB의 국채매입에 꾸준히 반대 입장을 비쳐온 독일의 찬성 여부.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만장일치의 일원인 독일이 ‘필요 시 추가 조치’엔 합의했어도, 국채 매입이란 방법론까지 동의한 것은 아니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ECB의 최대 주주인 독일이 반대하는 한, 국채 매입 현실화는 쉽지 않다.
7일 발표된 독일의 9월 수출지표(전월 대비 5.5% 증가)도 변수다. 독일의 8월 수출실적이 고꾸라지면서 유로존 전체의 위기감이 부각됐지만, 9월 지표가 예상(2.7% 증가)을 크게 웃돌면서 다시 ‘응급 조치’의 가능성은 낮아지는 분위기다. 14일 발표되는 3분기 유로존 성장률과 이달 말 소비자물가 지표까지 확인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김위대 연구원은 “다음달 또는 내년 초 양적완화 단행 가능성이 다소 커지긴 했지만 여전히 확언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ECB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 상향 등 여파로 7일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9원 오른 달러당 1,093.7원까지 치솟았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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