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달라 엘 바드리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이 “최근의 유가 약세가 걱정되지만 겁먹지 않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엘 바드리는 지난달 29일 런던의 석유업계 연례 회동에서도 “시장 펀더멘털에 큰 변화가 없어 OPEC은 최근의 유가 약세에 겁먹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6일 엘 바드리 사무총장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세계 석유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며 “지금과 같은 저유가는 투기 탓이 크다고 판단한다”며 “내년 하반기에는 가격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OPEC 보고서도 장기적으로 유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OPEC 바스켓유 기준으로 명목 가격이 2025년까지 배럴당 124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2040년에는 177달러까지 더 뛸 것으로 관측했다. 인플레를 고려한 실질 가격은 2035년까지 100달러를 유지하다가 2040년에는 102달러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의 유가 약세가 지속돼 유가가 배럴당 70달러까지 떨어지면 OPEC이 하루 3,000만 배럴인 공식 산유 쿼터를 낮추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OPEC의 내부 인사가 “배럴당 70달러까지 떨어지면 OPEC도 고통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도이체방크 측도 “유가가 배럴당 70달러까지 주저앉으면 OPEC의 여러 회원국이 재정 압박을 느낄 것”이라며 “베네수엘라만 해도 내년도 재정 유지를 위해서는 배럴당 117.5달러가 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진 맥길런 트레디셔널 에너지의 선임 애널리스트는 “유럽의 경기 침체, 중국의 성장 둔화, 미국 경제 회복세로 인한 달러 강세가 유가 하락을 부추기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이란과의 핵 협상 타결 기대감이 높은 것도 유가 상승의 발목을 잡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OPEC의 정례 석유장관회담은 오는 27일 빈에서 소집된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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