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처음 알리는 등 미국 내 대표적 친한파인 레인 에번스 전 연방 하원의원이 별세했다.
시카고 트리뷴 등 주요 외신은 에번스 전 의원이 5일 고향인 일리노이주 록아일랜드 인근 이스트몰린의 요양원에서 향년 63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고 6일 보도했다. 에번스 전 의원은 오랜 기간 파킨슨병으로 투병했으며 2년 전부터 요양원 생활을 해 왔다.
에번스 전 의원은 조지타운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후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다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31세 때인 1982년 미 연방하원의원에 처음으로 당선돼 12선을 연임했다. 병세가 악화하면서 2006년 은퇴를 선언하고 2007년 의회를 떠났다.
에번스 전 의원은 24년간 미국 연방 하원의원으로 일하면서 가난하고 힘 없는, 차별 받는 이들을 위해 평생 노력했다고 평가 받는다. 특히 한국인들에게는 일본군 위안부와 남북 이산가족, 한국계 미국인의 권리 확보를 위한 법안 마련에 애를 쓴 대표적인 친한파 의원으로 알려져 있다.
에번스 전 의원은 1999년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을 미국 하원 의사록에 처음 남기고 2000년부터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꾸준히 제안했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미 의회 증언을 주선하고 2006년에는 한국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2007년 미국 하원 본회의에서 위안부 결의안 채택이라는 결실을 얻어낸 마이크 혼다 연방하원의원은 “위안부 문제를 미 의회에 알리기 위해 오랫동안 힘든 싸움을 해온 에번스 전 의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로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에번스 전 의원은 고엽제 피해자 보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및 걸프 전쟁 상이군인 보상을 위한 입법 추진에도 앞장섰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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