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에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양국의 경쟁 의식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7일 인도 캘커타에서 발행되는 더텔레그래프를 인용, 모디 총리가 10~1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APEC에 참석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시 주석은 지난 7월 브라질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모디 총리를 처음 만났을 때 그를 APEC에 초청한 데 이어 지난 9월 인도를 방문했을 때도 다시 그의 APEC 참석을 요청했다.
인도가 중국의 요청을 거절한 것은 그 동안 인도가 APEC 참여를 적극 희망해 왔다는 점에서 뜻밖의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도 총리가 APEC에 초청받은 것은 처음이다. 더구나 시 주석의 요청은 중국이 인도의 APEC 참여를 지원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어서 인도로선 좋은 기회였다.
그럼에도 모디 총리가 중국행을 거부한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얽혀있다. 겉으로는 모디 총리의 해외 순방 일정이 너무 많다. 모디 총리는 11일 미얀마로 출국, 동아시아정상회의 등에 참석한 뒤 14일엔 호주로 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이어 19일 피지를 거쳐 귀국한 뒤 24~27일에는 네팔도 찾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잘못된 외교적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꺼려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더텔레그래프는 “모디 총리는 내년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2년 간 2번이나 중국을 찾으면 양국 관계가 풀리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데 이는 실제와는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구시보는 수시마 스와라지 인도 외교장관이 지난 9월 중국과 인도의 관계를 ‘협력과 경쟁의 공존’이라고 표현한 것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이 매체는 특히 “모디 정부는 중국의 더 많은 투자와 국경선의 긴장 완화를 원하지만 베이징은 인도의 가장 친밀한 우방은 아니다”는 시각도 전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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