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인 열연 '...전태일' 주목받아...고은·조정래 등 시·소설로 다뤄

전태일의 삶과 정신은 문화계에도 큰 숙제를 남겼다. 그를 기리기 위해 적잖은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시로, 소설로, 영화로 경의를 표했다. 그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박광수 감독이 연출한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일 것이다.
제작사 기획시대와 전태일기념사업회가 후원자 7,554명의 도움을 받아 완성한 영화로 1995년 11월 13일에 개봉해 서울에서만 23만명이 관람할 만큼 큰 성공을 거뒀다. 박흥식, 허진호 감독이 당시 조감독이었고 데뷔 전이었던 이창동 감독이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다. 홍경인은 주연배우로는 국내 영화사상 처음으로 직접 분신 장면을 찍었는데 화염방지복을 입지 않고 특수효과 물질만 바른 채 여섯 차례 몸에 불을 붙였다. 당시 영화평론가로 활동하던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숭고와 환희가 하나로 느껴지는 걸작”이라고 극찬했다.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최우수감독상, 촬영상(유영길)을 비롯해 대종상, 백상예술대상 등에서 수상했다.
전태일과 관련한 다큐멘터리로는 전태일 생애 마지막 몇 개월에 대해 가족과 지인들이 기억하는 내용을 다룬 ‘전태일의 기억’(2000), 전태일의 어머니이자 모든 노동자들의 어머니로 불렸던 이소선(1929~2011) 여사의 마지막 2년을 기록한 ‘어머니’(2012)가 있다. TV 다큐멘터리도 있다. KBS ‘꺼지지 않는 불꽃-전태일’(2003), ‘어머니의 힘-이소선’(2004), YTN ‘사랑을 시작하다-전태일’(2006) 등이 전파를 탔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이후 방송사 제작 다큐멘터리는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고인의 정신을 되새기고자 하는 문인들의 노력이 영화인들보다 작지 않았다. 조정래 작가는 ‘한강’(2003)에 전태일의 삶과 죽음을 생생히 묘사했고 윤이형 김도언 조해진 등 소설가 열다섯 명은 전태일을 키워드로 쓴 단편소설을 모아 ‘어느 왼발잡이 토끼의 무덤’(2011)을 발표했다. 전태일을 주제로 한 시인은 수없이 많다. ‘그는 한밤중에도 우리들의 시작이었다’고 쓴 ‘전태일’의 고은 시인을 비롯해 김준태, 이성부, 이한주, 이행자 등 많은 시인들이 전태일을 노래했다. 극단 한강은 2000년 연극 ‘전태일’을 무대에 올려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태일기념사업회는 1988년 전태일의 희생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전태일문학상을 제정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올해 수상작은 소설 ‘패륜아들’(하명희), 시 ‘스카이댄서’ 외 4편(정지윤) 등으로 15일 시상식이 열린다.
고경석기자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KBS 다큐멘터리 ‘꺼지지 않는 불꽃-전태일’ 등 전태일 관련 영화ㆍTV 다큐멘터리 보기
http://chuntaeil.org/commonmenu/DocView.html?SID=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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