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가사와 환상적인 음악으로 팬들의 귀를 사로잡은 인디 록밴드 ‘눈뜨고코베인’이 4집 앨범 ‘스카이랜드’를 냈다. 눈뜨고코베인은 전 세대에 널리 알려진 밴드는 아니지만 12년째 활동 중이며 ‘홍대 인디씬’에서는 어느새 터줏대감 취급을 받고 있다. 리더이자 보컬인 깜악귀는 “12년 전 데뷔할 때 인디씬에서도 별종 취급을 받았는데 지금은 홍대를 지탱하는 대표 밴드라고 하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3집과 4집 사이에 멤버 2명이 바뀌었다. 드러머 김현호는 예전부터 눈뜨고코베인의 객원멤버로 간간이 활동해 왔다. 최영두는 ‘아마도이자람밴드’의 추천을 받아 기타를 잡았다. 두 사람은 올해 초 멤버로 합류했다. 깜악귀는“기타나 드럼의 음색이 달라지면서 우리가 추구해 온 변화가 더 수월해졌다”고 밝혔다.
멤버들은 새 앨범이 눈뜨고코베인의 기존 음악의 종합과 새로운 음악에의 도전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눈뜨고코베인 음악은 특이한 상황 설정과 유머러스한 가사가 특징이다. “서기 3224년 남녀간의 모든 행위는 금지됐다”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퓨처 럽’은 미래 어느 시대 금지된 사랑에 대한 열망을 흥겨운 댄스 록으로 풀어냈다. 직장인의 월요병을 베이스 담당 슬프니가 ‘선데이 행성의 공주가 먼데이 행성으로 유배당해 일을 해야 하는 슬픈 이야기’로 변형한 곡 ‘선데이행성에서 온 먼데이걸’도 인상적이다. “곡을 만들 때마다 연극을 하나 만든다는 생각을 해요. 노래 속 캐릭터나 숨겨진 이야기 등을 생각하며 음악을 만듭니다. 1집에 수록했던 ‘그 자식 사랑했네’는 실제 연극으로 만들어진 적도 있었어요.”(깜악귀)
반면 ‘스카이워커’에서는 눈뜨고코베인 특유의 유머러스한 요소를 완전히 배제했다. 간결한 발라드 록 위에 “우린 하늘로 올라가야만 해 더는 여기 있을 수 없으니까”라는 비극적인 가사를 실었다. 앨범 발매에 앞서 공개된 ‘캐모플라주’와 ‘미안해요 잊어줘요’ 역시 새로운 눈뜨고코베인 스타일에 가깝다. ‘미안해요 잊어줘요’에서는 건반을 담당한 연리목이 보컬을 맡았다. 깜악귀는 “다른 밴드 멤버들이 보컬로 나서는 곡이 더 많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팬들은 예전 모습도, 변화한 모습도 모두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팬들을 모아 진행한 사전 음악감상회의 타이틀곡 선정 이벤트에서는 ‘퓨처 럽’과 ‘스카이워커’ 두 곡이 많은 표를 얻어 더블 타이틀곡으로 선정됐다. “한 앨범에서는 대개 한두 곡 정도가 성공하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다양한 곡들을 좋다고 말씀해 주시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깜악귀)
눈뜨고코베인은 8일 서울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을 한다. 공연 연출을 담당한 슬프니는 “무대장치나 소품을 음악에 어울리도록 준비해 팬들에게 놀라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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