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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서부개발 거점 청두市, 대구시와 손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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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서부개발 거점 청두市, 대구시와 손잡는다

입력
2014.11.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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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유비가 촉나라 세우고...詩聖두보가 난세 읊은 역사도시...

세계 500대기업 중 200여개 진출...중국 서부대개발 3대 거점도시 부상

내년에 대구시와 우호협력도시 체결...자동차부품 의료 관광 등 협력희망

청두 시민들이 롯데백화점이 입점한 환치우중신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청두 시민들이 롯데백화점이 입점한 환치우중신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이 4일 무후사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이 4일 무후사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4일 오후 8시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 까오신난(高新南)구 환치우중신(環球中心: Global Center). 앞쪽 길이만 500m, 지하 2층, 지상 18∼21층(최고 높이 100m), 총면적 176만㎡로, 중국 내 최대 건물인 이곳 외벽은 파란색 불빛으로 덮혀 있었다. 단일 건축물로는 아랍에미리트연방(UAE)의 두바이공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건물인 이곳에는 지난해 9월 롯데백화점이 입점했고, 이영애와 김수현 등 우리나라 스타들의 사진이 중국어 광고문구와 함께 내걸린 상점 곳곳에서 중국인들이 지갑을 열고 있었다. 또 다른 쇼핑센터와 인터컨티넨털 호텔, 영화관, 해양공원, 미술관, 컨벤션센터, 사무실 등이 들어선 이곳은 중국 서부대개발의 거점인 청두의 미래를 소리없이 웅변하고 있었다. 대구에서 1년간 중국어강사를 하다 최근 고향인 청두로 귀국한 리밍띠(23ㆍ여)씨는 “1년 만에 돌아온 청두는 엄청나게 달라져 있었다”며 “동서부 빈부격차가 크기 때문에 서부개발은 피할 수 없는 중국의 과제”라고 말했다.

청두가 대구와 손잡는다. 내년에 대구와 우호협력도시 체결을 앞두고 있는 청두시는 삼국시대 촉한의 수도로 대변되는 역사도시와 서부대개발 거점도시의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인구 1,417만명의 이 도시가 한반도의 교두보로 대구를 선택했다.

2,500년 역사도시인 청두는 쓰촨 분지의 비옥한 평원 위에 자리잡아 옛날부터 천부(天府)로 불렸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유비의 촉나라가 바로 이곳이고, 시성 두보(杜甫)가 서민의 눈높이에서 난세를 읊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청두를 찾는 외지인과 외국인들의 첫번째 답사 코스에는 무후사(武侯祠)와 두보초당(杜甫草堂)이 빠지지 않는다.

이날 흐린 날씨의 무후사는 3m 정도의 높이에 붉은 색으로 삼국성지(三國聖地)라고 새겨진 큰 바위가 있는 입구부터 기념사진을 찍는 인파로 붐비고 있었다. ‘무후’는 제갈량의 봉호와 관련있으며 유비와 제갈량을 모신 대전이 따로 만들어져 있었다. 군신이 함께 모셔진 사당은 찾아보기 힘든데다 제갈량의 출사표, 유비묘인 혜릉도 관람객의 발길을 붙들기에는 충분했다.

무후사 출구는 서울의 인사동과 흡사한 금리(錦里)와 맞붙어 있었다. 길이 550m의 골목 곳곳에는 찻집과 주점, 공방, 전통공연, 기념품가게 등이 즐비하며, 예술인거리답게 정찰제가 자리잡고 있었다. 특히 단단면과 파인애플밥, 춘권, 양념 토끼머리, 두부 등을 파는 이곳 먹자골목에는 평일인데도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지경이었다.

두보가 살았던 두보초당은 정우성과 중국 여배우 고원원이 열연한 영화 ‘호우시절’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중국 악기 고쟁의 선율이 곳곳에서 나지막히 울리는 이곳에서 두보는 240수 정도의 시를 지었다. 무후사와 두보초당 모두 하늘 높이 솟은 대나무가 붉은 담벼락길을 덮어 운치를 더하고 있었다.

한편 얼마 떨어지지 않은 콴짜이샹즈(寬窄巷子)라는 골목에는 고풍스런 건물에 각종 수공품과 고급 음식점 등이 줄을 잇고 있었다. 귓밥을 파주는 ‘타오얼뚜오’라는 직업군도 이곳 길거리에서 진을 치고 있었다.

역사도시 청두는 이제 서부대개발의 중심에 서 있다. 세계 500대 기업 중 200여 개가 진출해 있는 청두는 서부지역 유일한 직할시인 충칭과 산시성 시안과 더불어 중국 동서부 균형발전 프로젝트인 서부대개발의 3대 거점도시다. 청두는 서부개발의 하나로 자동차부품과 의료보건, 고급방직, 관광 등 여러 분야에서 대구시와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 경제 뿐만 아니라 문화와 교육, 체육 등 여러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현재 청두시가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나라 도시는 김천과 제천, 두 곳이다. 하지만 도시 규모가 크지 않은 탓에 청두시는 대구를 교두보로 삼아 서울과 부산, 인천과도 교류관계를 넓힐 계획이다. 청두시 외사판공실 루셩(盧勝) 주임은 “한국은 중국의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 중의 하나이고, 양 도시간 협력은 모두에게 유익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두(중국)= 글ㆍ사진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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