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환 차관 "엔에 동조화" 발언에 한때 1100원 턱밑 치솟았다 급락
1弗=115엔 돌파, 내년 120엔 전망
우리나라 수출경쟁력과 직결되는 원ㆍ엔 환율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엔화 움직임에 따라 춤추고 있다. 6일에는 “원화와 엔화 가치가 함께 움직이도록 하겠다”는 정부 고위 당국자의 발언이 기름을 부었다. 엔화는 이날 7년 만에 115엔대를 넘어섰고, 원ㆍ달러 환율은 1,100원 직전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낮 12시42분께 달러당 1,096.8원까지 치솟아 연중 최고치(1,089.9원)를 갈아 치웠다. 이는 일본 도쿄시장의 엔ㆍ달러 환율이 급등한데다 정부의 환율 관련 발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됐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엔저에 대한 당국의 대응방안이 없다”는 지적에 “엔화와 원화가 동조화해서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 차관의 발언은 엔저(低) 흐름에 맞춰 원화 약세를 유도해 원ㆍ엔 환율 급락은 막아보겠다는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의지로 해석됐다. 실제 이날 도쿄시장에서 엔ㆍ달러 환율이 장중 달러당 115엔을 돌파하자 원ㆍ달러 환율도 동반 상승했고, 엔ㆍ달러 환율이 114엔대로 반락하자 원ㆍ달러 환율 역시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고 강보합세(0.2원 상승)인 1,083.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에선 최근 들어 당국이 원ㆍ엔의 보조를 맞추려는 움직임을 알고 있었지만 이날 주 차관의 발언으로 공식화되면서 원ㆍ달러 환율 움직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원ㆍ엔 환율은 전날(100엔당 947.95원)보다 소폭(0.26원) 올랐다.
한편 엔화 가치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와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 기대감을 타고 이날도 추가 하락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ㆍ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한때 전날보다 1엔 안팎 하락한 달러 당 115.51엔까지 급락해 2007년 11월2일 이후 7년여 만에 115엔대를 넘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엔저 전망도 속속 더 수위를 높이고 있다. JP모건은 지난달 31일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발표 직후, 1년 뒤(내년 3분기) 엔ㆍ달러 환율 전망치를 종전 달러당 110엔에서 120엔으로 올렸다. 골드만삭스 역시 기존 115엔이던 전망치를 120엔으로 상향 조정했고 크레디트스위스도 114엔에서 120엔으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내년 3분기 원ㆍ달러 환율 전망치 역시 종전 달러당 1,031원에서 1,127원으로 대폭 올렸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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