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한국지엠·르노삼성 판도 선점 위해 시승식 행사
6일 낮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는 점심 식사를 마친 직장인과 시민 수백명이 전기차(EV)를 보러 몰려들었다. 이들은 기아차 ‘쏘울EV’, ‘레이EV’, 한국지엠 ‘스파크EV’, 르노삼성 SM3 Z.E.’ 등 평소 볼 수 없었던 전기차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만져보거나 회사 관계자들에게 궁금한 것을 묻고, 40여명은 직접 전기차를 운전하고 상암동 주변을 달려 보기도 했다. 업체 관계자들도 관심을 끌기 위해 목청껏 차량을 홍보했다.
이날 행사는 자동차 회사들과 서울시가 함께 마련한 ‘전기차 게릴라 시승식’. 전기차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를 높이고 21일 서울시에서 열릴 ‘전기승용차 민간 보급 보조금 지급 대상 추첨식’의 흥행을 위해 마련했다. 강희은 서울시 친환경교통과장은 “16일까지 점심 시간을 이용해 여의도, 상암동, 삼성동 일대를 돌아가며 행사를 열 계획”이라며 “이번 추첨행사를 통해 공공기관이나 법인이 아닌 일반 시민들이 사실상 처음 전기차를 살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시민, 기업, 법인을 대상으로 총 182대의 전기차에 대해 구매 보조금 2,000만원과 충전기 설치 비용 700만원 등 2,700만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대상을 모집(개인은 1대, 법인은 2대까지 가능) 중이다. 이날까지 접수된 건 수는 151건. 강 과장은 “현재 상담 중인 건수가 100건을 넘어 시승 이벤트를 거치면 경쟁률은 최소 2대1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체들은 이번 추첨 행사에 전기차 사업의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이번 추첨 참가자는 참가 신청 때 자신이 사고 싶은 전기차를 선택하기 때문에, 이번 선택 순위가 향후 국내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결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제주, 경남 창원이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긴 했지만 진정한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 경쟁은 서울에서 시작된다”며 “내년에 서울시가 600대 이상을 민간에 보급할 예정이고, 정부 역시 내년부터 공공차량 4대 중 1대는 의무적으로 전기차를 사도록 했기 때문에 이번 추첨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BMW는 전기차 ‘i3’에 대한 시승 행사를 별도로 진행하는 한편 서울시 보조금을 받고 i3를 사면 본인은 물론 직계 가족까지 1년에 최대 10일 동안 BMW의 모든 차량(고성능 차량 M브랜드 제외)을 탈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전국 이마트 80개 매장 등에서 BMW가 운영 중인 충전기를 1년 동안 무료로 쓸 수 있는 멤버십 카드를 주는 패키지 혜택을 내놓았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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