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 Listening and Speaking
1954년 ‘U and Non-U’라는 사회·언어학 에세이가 나왔을 때 언어에도 계급이 있느냐는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Alan Ross 교수가 쓴 이 책은 상류층이 잘 쓰는 어휘가 분명히 있고 중산층이나 서민층이 즐겨 쓰는 말이 따로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영국에서 반향이 크게 일어나 일반인들도 이를 놓고 토론을 했는데 의외로 공감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가령 ‘비싼’이란 뜻을 가진 expensive와 costly를 보면, 전자는 구어체의 일상어로 서민층과 중산층이 자주 사용하는 반면 costly는 부자가 자주 사용하는 어휘라는 것이다. ‘a poor man can only buy an expensive car because it’s not costly’(가난한 사람도 비싼 자동차를 살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나중에 비용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문장을 보면서 두 단어의 차이를 실감하고 선별해 사용하는 쪽은 upper-class(상류층)다. 임신했다는 뜻의 ‘She is pregnant’와 ‘She is expecting’ 중 전자는 중산층의 언어이며 후자는 상류층이 쓰는 언어라는 분석도 있다. 소위 U로 분류된 말은 upper-class들의 언어로, 나머지는 ‘non-U’로 분류됐는데 이는 서민층의 언어를 말한다. “It’s such a lovely house”라고 말하는 사람과 “It’s such a lovely home”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후자가 부자일 가능성이 높다. “뭐라고 하셨죠?”라고 되물을 때 보통 사람은 “What?”이라 하고 upper class는 “Pardon?”이라고 한다. “냅킨 좀 주세요”라고 말할 때 서민층은 “Napkins”라 하고 상류층은 “serviettes”라고 묻는다. 의치나 틀니를 말할 때도 false teeth가 대중적인데 조금 더 어려운 말인 dentures라고 말하는 게 upper class라는 분석도 있다. rich - wealthy의 구별이 있고 curtains - drapes의 사용자가 모두 다른데 둘 중 후자는 upper class 언어로 분류됐다.
위의 책은 나중에 Nancy Mitford가 ‘Noblesse Oblige’라는 제목으로 보충판을 내면서 계층적 언어와 쓰임을 분석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대중성을 강조한 Webster사전과 어법을 강조하는 Heritage사전의 구분이 뚜렷하다. 똑같은 언어 현상을 놓고 non-standard나 sub-standard 같은 분류부터 다르게 출발한다. 영어가 세계어가 되면서 ‘무슨 내용을 어떻게 말하느냐’의 사용법이 영어권 내부에서도 흥미로운 논쟁거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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