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오프 서건창 vs 나바로 ‘뚫어야 산다’
올해 ‘가을 야구’는 선취점=승리 공식이 적용되고 있다. 그 만큼 밥상을 차리는 1번 타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삼성과 넥센의 한국시리즈 또한 톱타자의 활약 여부에 따라 승부가 갈렸다.
1차전을 잡고 2차전을 내준 넥센은 서건창(25)이 하루 빨리 살아나야 한다. 시즌 막판 무서운 페이스로 프로야구 사상 최초 한 시즌 200안타를 넘어섰던 ‘타격 기계’다운 정교함과 예리함이 사라졌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팀의 선제점을 만들어내는 3루타를 친 이후 계속 침묵 중이다.
서건창의 2차전까지 성적은 타율 1할2푼5리(8타수 1안타)에 불과하고 출루율도 2할2푼2리로 저조하다. 출루 횟수가 적으니 빠른 발을 활용한 도루도 한 차례 성공에 그쳤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서건창이 상대 배터리와 수비진을 흔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충분히 그런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는 선수”라고 굳건한 믿음을 나타냈다.
삼성은 야마이코 나바로(27)가 듬직하기만 하다. 타순만 1번일 뿐이지 중심 타선 못지 않은 해결사 능력을 갖춘 신개념 리드오프다. 나바로는 정규 시즌에서 타율 3할8리에 홈런 31개 98타점을 올렸다. 또 뛰어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볼넷 96개를 골라 공동 1위에 올랐고, 도루는 25개로 빠른 발까지 뽐냈다.
나바로의 진가는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1차전은 팀 패배로 빛이 바랬지만 0-2로 뒤진 3회 동점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리고 2차전에서 2회 2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2경기 성적은 타율 5할(8타수 4안타) 2홈런 4타점이다. 장타율은 무려 13할7푼5리에 달하며 출루율은 5할5푼6리를 찍었다. 지금 상태로 삼성이 우승할 경우 강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4번 타자 같은 1번 타자”라며 나바로의 활약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10경기 모두 선취 득점을 뽑는 팀이 이겼다. 때문에 타격 선봉에 서는 이들에게 더욱 눈길이 쏠린다.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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