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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간판업체...탈세 요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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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간판업체...탈세 요지경

입력
2014.11.0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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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검 서부지청, 690억 포탈 고물상등 47명 적발

신불자·극빈자 명의사장 가짜 세금계산서 발급...

수수료 눈먼아들, 친아버지 수렁에 빠뜨렸다 동반구속...자수 바지사장 청부폭력도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6,900억원의 폐구리 유통사업을 하면서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방법으로 680여억 원의 부가가치세를 탈루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 등으로 폐구리사업자와 중고휴대폰수출업자, 자료상 등 47명을 적발해 29명을 구속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영ㆍ호남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폐구리 수집업자와 중고휴대폰 수출업자들로, 실제 영업활동 없이 가짜 세금계산서만 발급하는 자료상을 통해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방법으로 매출의 10%인 부가세를 탈루했다.

폐구리 등을 수집해 제련공장 등에 판매하는 고물상들은 이를 매입하는 제련공장 측에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해 주기 위해 ‘폭탄업체’와 ‘간판업체’를 내세웠다.

폭탄업체는 작업장 한 켠에 컨테이너 사무실 등 형식적인 설비만 갖춘 뒤 매입자료는 전혀 없이 매출 세금계산서만 발급하고 6개월 정도 뒤에 거액을 체납하고 고의로 폐업시키는 업체다. 신용불량자나 극빈자 등에게 액면가의 3~4%를 수수료로 제공하며 바지사장(명의사장)으로 앉혔다. 간판업체는 제련회사 측이 폭탄업체와 지속적으로 거래하면 적발될 것을 우려해 계산서를 세탁하는 업체. 폐구리 등 실물은 수집상과 제련회사가 직거래하고, 계산서는 폭탄업체-간판업체-제련회사 순으로 발급됐다.

폭탄업체 바지사장은 대부분 신불자나 극빈자로, 만성신부전증이나 말기암 선고를 받은 시한부 환자 2명도 있었으며 이들은 모두 수사 착수 전 숨졌다.

이모씨 부자는 2012년 12월부터 1년여 동안 690억원의 허위계산서를 발급, 매달 1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면서 폭탄업체 바지사장이 자수하려 하자 폭력배를 동원해 폭행하고 관련자료를 뺏기까지 한 사실도 밝혀졌다.

또 김모씨는 6개월간 1억5,000만원을 주겠다는 폐구리 수집상의 말에 현혹돼 건강이 좋지 않은 칠순의 친아버지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웠다가 부자가 모두 구속기소, 패가망신을 당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를 통해 부가세 6억원을 부정환급받으려는 시도를 막았고, 포탈 세금 687억원 환수의 계기를 마련했다”며 “관내 세무서 등 유관기관에 범행정보와 수사 노하우를 제공해 지속적인 단속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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