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네트워크 활용 제품 개발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시각장애인에게 길을 알려 주는 헤드셋(사진)을 개발했다고 BBC가 6일 보도했다. 이 헤드셋은 윈도폰(MS의 스마트폰 모바일 운영체제)을 기반으로 작동하며 길을 안내하는 데는 비콘(근거리 위치기반 통신을 위한 신호 송ㆍ수신 장치) 네트워크를 사용한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헤드셋을 착용하고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내려 받으면 된다.
기술 개발에 참여한 영국 자선단체 ‘가이드독스’는 “이 기술이 시각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이드독스에 따르면 영국에 등록된 시각장애인 200만명 중 18만 명이 외출을 거의 하지 않는다. 제니 쿡 가이드독스 연구팀장은 “시력을 잃은 사람들은 일상에서 많은 문제에 부딪혀 거리를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다”며 “그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공간은 스트레스이며 새로운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불가능한 꿈이다”고 설명했다.
BBC의 로리 셀런 존스 기술통신원은 헤드셋을 직접 착용한 후 소감을 설명했다. 헤드셋 착용 전 비교를 위해 원래 시각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막대기를 든 채 안내견의 도움을 받았을 때 그는 “혼란스러웠고 안내견이 길을 잘못 알려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헤드셋 착용 후 존스는 “버스 정류장에 가기 위해 길을 건너려고 할 때 ‘앞쪽에 주차된 차량들과 튀어나온 나무들이 있습니다’ 라는 지시가 들려왔다. 무서움은 사라졌고 귀에 들려오는 소리는 내 주위에 무엇이 있는지 더 잘 알게 해주었다”고 전했다.
이 헤드셋은 장애물 여부와 방향 정보뿐 아니라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버스 도착 시간이 몇 분 남았는지도 알려준다. 총 8명의 시각장애인이 헤드셋을 몇 주간 시험 착용해 영국 런던에서 쇼핑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테스트를 거쳤다. 이들 중 다섯 명이 헤드셋을 착용했을 때 더욱 안전하며 만족감을 느낀다고 대답했으며, 길 찾기에 훨씬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크리스티 그리스는 “이 헤드셋을 사용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싶을 때나 계획을 세우지 않고도 버스에 올라타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아모스 밀러 역시 이 헤드셋 덕분에 “일상을 즐기고 집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사용 후기를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거리의 각 기물에 부착된 비콘 네트워크에 의해 작동해 광범위한 지역에서의 범용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프랭크 쇼 MS 대변인은 “사용하는 정보 중 많은 부분이 위치추적시스템(GPS)에서 오고 클라우드(데이터 동기화 기능을 가진 대용량 데이터 관리 기능) 지도를 사용해 비콘 네트워크가 없는 곳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헤드셋은 아직 시장에 보급되지 않았다. 대신 자전거 애호가 편의를 위해 교통과 환경 소음을 차단해 귀 앞에 다는 형태로 개조돼 출시된 제품이 있다. 이 헤드셋은 일련의 언어 및 비언어적 설명도 제공한다. 특정 경로를 요청한 사람에게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소리들과 “우회전하세요”와 같은 지시와 함께 관심 지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김지수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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