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450g 정도로 알려졌으나 마다가스카르서 9㎏ 화석 발견
공룡 전성기에 포유류는 대개 몸무게가 450g이 채 안 되는 작고 연약한 동물이었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최근 아프리카 대륙 동쪽에 뚝 떨어진 섬 마다가스카르에서 몸무게가 9㎏에 이르는 포유류 화석이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뉴욕 스토니브룩대의 데이비드 크로스 교수가 이끈 연구진은 학술지 네이처에 5일(현지시간) 실린 논문에서 '빈타나 세르티치(Vintana sertichi)로 이름 붙인 고생대 포유류 화석 발굴 사실을 알렸다.
2억5천만년 전부터 6천500만년 전까지 지속한 공룡 시대에 살았던 포유류 가운데 빈타나 세르티치보다 몸무게가 무거운 동물은 하나밖에 없다.
크로스 교수는 7천200만년 전부터 6천600만년 전까지 살았던 이 동물의 몸길이가 코에서 엉덩이까지 약 51㎝에서 61㎝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빈타나는 마다가스카르 토착어로 '행운'을 뜻한다. 정말 우연히 발견된 화석이라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 세르티치는 저명한 고고학자인 덴버자연사박물관 큐레이터 조지프 서티크(Joseph Sertich)의 이름에서 땄다.
크로스 교수는 "거대한 쥐처럼 생긴 이 동물은 당시에는 괴물 같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어류 화석을 찾으려 사암 덩어리를 CT로 촬영하다 빈타나 세르티치의 화석을 발견했다.
고생물학계는 이번 발견이 공룡 시대 남반구 포유류 연구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공룡 시대 남반구 포유류는 후손 없이 멸종됐고 화석은 이빨과 턱뼈 정도 밖에 발견된 게 없어 연구 기반이 취약하다.
빈타나 세르티치의 화석은 특히 머리 부분 모습이 잘 간직된 희귀한 사례다.
화석에서 두개골은 몸집에 비해 길이가 길고 눈구멍은 큰 편이다. 아래턱 주변은 저작근과 연결된 흔적을 남겼다.
연구진은 시각과 후각이 뛰어나 어둠 속에서도 잘 적응한 초식 동물로 추정했다.
뛰어난 시각과 후각은 같은 시기에 살았던 육식 공룡과 다른 포식자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크로스 교수는 "육식 공룡에게는 빈타나 세르티치가 한입 거리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