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의 화장실 이용 모습을 몰래카메라로 촬영하고 성추행까지 한 ‘변태 점장’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한기수 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편의점 점장 임모(40)씨에 대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수강 명령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임씨는 올해 5월 12~13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편의점 건물 화장실 좌변기 뒤편 선반에 디지털카메라를 설치해 여성 아르바이트생들이 용변을 보는 장면을 몰래 촬영했다. 들키지 않기 위해 카메라를 검은 비닐봉지로 싸고 렌즈 부분만 구멍을 뚫은 뒤 동영상 촬영 기능을 작동시켰다. 그러나 검은 비닐봉지를 이상하게 여긴 아르바이트생이 카메라를 발견, 경찰에 신고해 덜미를 잡혔다.
아르바이트생들은 경찰에 임씨의 성추행 사실도 신고했다. 카메라를 설치하기 사흘 전 임씨가 오후 근무자인 이모(19)씨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치고 양 팔뚝을 쓰다듬었다는 것. 카메라가 발각되는 날에도 임씨는 이씨의 엉덩이를 만졌다. 다른 아르바이트생 박모(27)씨도 5월 2일과 12일 유사한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자신이 점장으로 있는 편의점의 시간제 종업원을 성추행하고, 이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피해자들의 신체를 촬영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만 “임씨가 반성하고 있고, 합의한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고 있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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