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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공사 중인 시공사 72%가 워크아웃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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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공사 중인 시공사 72%가 워크아웃 상태

입력
2014.11.0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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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지연 길어지고 하청사도 동반 부실 우려

"예산 조기집행이 부실 키울 수도"

전국의 고속도로 및 국도 건설을 맡고 있는 시공사의 태반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밟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국회예산정책처가 공개한 내년도 예산안 분석 내용에 따르면 공사중인 전국 18개 고속도로 구간 중 13개 구간(72.2%)의 시공사가 워크아웃 중이다. 국도는 243개 공사 구간 중 69개 구간(28.4%)의 시공사가 워크아웃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속도로 건설의 경우 정상적 시공사의 예산 집행률은 138.1%인데 반해 워크아웃 중인 시공사의 집행률은 73.5%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경영 사정이 나쁠수록 공사가 지연된다는 얘기다. 공사 기간이 길어질수록 물가 및 토지 보상금 상승으로 예산이 낭비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시공사 부실이 수많은 하청업체의 동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예산정책처는 “시공사로부터 공사를 도급 받은 하도급 업체들도 자금회전이 원활하지 않아 경영 압박을 받을 수 있어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정부는 시공능력평가 시 실질자본금 및 건설매출비율, 경영평점만 평가해 부실 업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경기 부양 목적으로 SOC 분야 예산 조기집행을 밀어붙이면서 경영 위기에 빠진 시공사들의 부실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성장률을 높이고, 연말 예산 불용(不用)을 막기 위해 2002년부터 SOC 및 일자리 창출 등 분야에서 예산 조기집행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예산 조기집행 독려에 따라 국토교통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시공사에게 선급금 형태로 전체 계약금의 최대 70%를 지급하는데 선급금은 시공사 재무제표상 부채로 계상돼 부채비율을 높인다. 안 그래도 열악한 건설업체의 재무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는 것이다. 상반기에 공사가 집중돼 장비 및 자재, 인력 동원에 추가 비용이 들고, 하반기에는 반대로 예산이 없어 유휴 장비 및 인력이 생기는 등 비효율이 발생해 시공사에게 부담을 안긴다는 것도 예산 조기집행의 문제로 거론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영 상태가 나쁜 시공사는 선급금 수령을 충분히 거절할 수 있다” 고 해명했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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