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회사들이 3분기에 좋은 실적을 내고도 달러 강세로 인한 환차손으로 실제로 손에 쥔 돈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은 3분기 매출액이 4조85억원, 영업이익은 3,75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에 비해 각각 25.1%와 133.6% 증가했다고 5일 밝혔다. 영업이익률이 9.4%에 달해 올해 들어 최고 실적을 거뒀으며,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도 1조원 가까이 됐다. 현대제철은 고부가가치 철강 생산과 생산성 향상, 원가 절감 등의 노력으로 영업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에서 환차손과 금융비용 등을 뺀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보다 2,400억원 이상 줄어든 1,301억원에 그쳤다. 현대제철은 철광석과 석탄 등 원자재 수입대금을 달러로 지불하는 과정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손실이 컸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한 달 전 원자재를 구입할 때 1달러에 1,000원이던 환율이 대금을 지불하는 시점에서 1,100원으로 오를 경우 더 많은 돈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환차손이 발생하게 된다. 3분기 환율이 등락을 거듭했지만 전반적으로 조금씩 올라가는 추세였다.
포스코도 3분기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간의 격차가 벌어졌다. 포스코는 3분기에 매출액 16조2,698억원에 영업이익 8,787억원을 기록해 작년보다 영업이익이 40% 가까이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환율 등의 영향으로 2,240억원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종은 조선이나 정유 등 다른 업종에 비해 내수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원자재 수입에 따른 환율변동에 취약하다”며 ”달러 강세로 환율이 계속 오르면 앞으로도 환차손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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