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를 확정, 연방 상·하원을 석권했다. 이에 따라 미국 의회는 2006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민주당이 상ㆍ하 양원을 장악한 이래 8년 만에 다시 여소야대의 정국에 빠져들었다. 당초 접전이 예상했던 민주당 소속 아칸소, 콜로라도, 몬태나, 사우스다코타, 웨스트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아이오와 7곳의 상원선거구를 공화당이 빼앗았기 때문이다. 435명 전원을 새롭게 선출하는 하원선거는 유권자들의 관심 밖에 있었다. 공화당이 당연히 다수당을 유지할 것으로 일찍부터 관측됐기 때문이다.
이번 중간선거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의 패배는 오바마의 패배로 인식된다. 패인은 집권 2기를 맞이하는 대통령에게 통상적으로 나타나는 피로감과 실망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40% 안팎의 저조한 지지율에 시달렸던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 장악에 위기를 맞이한 것이다. 상ㆍ하 양원 모두 공화당이 석권하면서 급격한 레임덕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공화당은 2년 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됐다. 반면 민주당은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선거 패배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 등으로 심각한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주요 국정현안에 대해 소신 있게 밀어붙이기가 쉽지 않아 공화당과 타협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특히 중간선거가 마무리 되면 2016년 대통령 선거에 뛰어들 후보군이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다는 얘기다. 선두 주자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으로 상당히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공화당에서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거론되지만 클린턴에게는 적수가 되지 못하는 수준이다.
공화당이 상원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외교, 군사, 세출, 금융위원회 등의 상임위원회를 장악하게 된다. 우리 입장에서는 미국의 한반도정책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중간선거 이후에도 한반도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미동맹과 같은 대외적 주요 문제의 경우 민주ㆍ공화 양당간에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코트라(KOTRA)는 경제ㆍ통상 분야의 경우 오히려 공화당이 자유무역을 지원하기 때문에 한국에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통화정책의 경우 공화당이 연준의 저금리정책이 금융시장에 거품을 조성할 위험이 있다고 수 차례 경고한 바 있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지 북한에 관해서는 공화당 인사들이 인권관련 결의안 등을 강하게 몰아붙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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