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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냐 안전이냐” 김포공항 골프장 10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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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냐 안전이냐” 김포공항 골프장 10년 논란

입력
2014.11.0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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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資 1230억원 들여 2017년 개장, 20년간 운영 후 공항공사가 소유

공사 "항공기·새 충돌 방지 효과" 환경단체선 "자연 습지 매립 안 돼"

김포공항 외곽의 골프장 조성계획에 대한 논란이 수년 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세걸(오른쪽)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이 지난달 2일 골프장 예정부지인 김포공항 주변 습지 현장 답사를 나가 현황을 설명을 하고 있다. 서울환경연합 제공
김포공항 외곽의 골프장 조성계획에 대한 논란이 수년 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세걸(오른쪽)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이 지난달 2일 골프장 예정부지인 김포공항 주변 습지 현장 답사를 나가 현황을 설명을 하고 있다. 서울환경연합 제공

한국공항공사가 김포국제공항 외곽에 조성을 추진 중인 골프장을 둘러싸고 논란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과 환경단체는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며 백지화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공항공사는 수익 창출과 항공기 안전 확보를 위해 골프장 조성이 필요하다면서 강행 방침을 밝히고 있다.

5일 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공사는 서울 강서구 오곡동과 경기 부천시 고강동에 걸친 공항구역 99만8,126㎡에 27홀 규모 골프장, 클럽하우스, 공항 외곽 순찰로 등을 짓는 김포공항 골프장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2004년 11월 국토부 차관 주재 회의에서 골프장 개발 결정이 났으며 2017년 상반기 문을 여는 것이 목표다. 귀뚜라미랜드, 롯데건설 등 8개사가 참여하는 컨소시엄 ‘김포골프클럽’이 1,230억원을 들여 조성해 20년간 운영한 뒤 공항공사에 소유권을 넘겨주게 된다.

공항공사는 “현재 서울지방항공청 주관으로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이라며 “당초 착공을 내년 상반기로 예상했으나 내년 하반기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공항공사는 골프장 조성으로 연간 토지사용료 36억원 등 향후 20년간 1,000억원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항공기와 새떼간 충돌이 줄어들고 경관 훼손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환경·시민단체들은 골프장 조성에 따른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고 있다. 골프장 조성을 위해 해오라기 등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종을 포함한 야생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자연형 습지를 매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골프장에서 사용되는 농약과 비료도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이다. 서울환경연합 등 44개 단체들은 ‘한국공항공사 김포공항습지매립반대·골프장사업백지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 사업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혜진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 활동가는 “시민조사단이 조사한 결과 골프장 예정지에는 30여종이 넘는 야생 동식물이 서식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자체적으로 진행한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이달 중 발표하고 시민들 참여를 유도하는 별도 환경조사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정치권도 공항공사의 무리한 골프장 건설 추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공항공사가 대통령경호실 경호훈련장, 군 관사 등 기존 시설을 무리하게 이전하면서까지 골프장을 지으려 한다”면서 “환경·생태계 악영향도 우려되는 만큼 세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 관계자는 “경호훈련장 등 이전 비용은 공항공사가 선 지급하지만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민간사업자가 착공 시점에 납부하게 된다”며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는 한편 주민과 환경·시민단체에 이해를 구하고 협조를 받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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