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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성공비결? 시골생활에 대한 공감대 형성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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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성공비결? 시골생활에 대한 공감대 형성한 듯"

입력
2014.11.0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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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는 이우정 작가와 10년 넘게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우정 작가가 없는 프로그램을 상상하면 어떨까. “아직 이 작가를 놓아줄 의향이 없어요. 그 친구와 일할 때 가장 편하고 가장 즐겁죠. 서로에 대해 감동할 것이 아직 남아 있어요. 그렇다고 오해는 마세요(웃음).” 최선아 인턴기자(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3)
나영석 PD는 이우정 작가와 10년 넘게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우정 작가가 없는 프로그램을 상상하면 어떨까. “아직 이 작가를 놓아줄 의향이 없어요. 그 친구와 일할 때 가장 편하고 가장 즐겁죠. 서로에 대해 감동할 것이 아직 남아 있어요. 그렇다고 오해는 마세요(웃음).” 최선아 인턴기자(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3)

실패라고는 모르는 사람 같다. 벌써 네 번째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CJ E&M의 나영석(39) PD말이다.

그는 ‘해피선데이-1박2일’로 KBS의 간판 예능 PD가 돼 이름값을 올리더니 2013년 돌연 CJ E&M으로 자리를 옮겨 방송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렇게 옮겨간 CJ E&M에서도 만드는 프로그램마다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10월 17일 첫 방송된 tvN ‘삼시세끼’는 제목이 말하듯 먹는 것을 주제로 한 리얼리티 예능이다. 강원 정선의 시골집에서 배우 이서진과 아이돌그룹 2PM의 옥택연이 방송 시간 내내 먹는 것을 고민한다. 시골 생활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가마솥에 밥을 짓고 깍두기를 담그며 찌개와 국을 끓이는 모습이 생소하면서도 우습다. 시청률이 2~3%대만 나와도 성공이라는 케이블 시장에서 ‘삼시세끼’는 지난달 31일 6%대를 기록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사무실에서 만난 나 PD는 “너무 잘돼 오히려 부담”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삼시세끼’는 굉장히 리얼합니다. 현실적인 화면을 내세우니까요. 핵심은 판타지예요. 여행이나 시골에는 판타지를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시청자를 대리만족시킨 것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아요.”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에 이은 ‘삼시세끼’는 해외여행에서 농촌과 시골생활로 콘셉트의 방향을 옮겼다. 나 PD는 ‘꽃보다 청춘’이 끝나고 무언가를 또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닥치자 그간 품고 있던 시골 생활의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겼다고 했다. 맨 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일단 해보자”며 동료 PD와 작가를 설득했다. 지금이야 8부작으로 돼있지만 시작해보고 반응이 신통치 않으면 1,2회 만에 접으려고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시청률이 좋아 오히려 1, 2회 더 연장할 수도 있다.

“이서진씨를 섭외할 때만 해도 그저 시골이라는 설정 밖에 없었어요. 이서진씨가 뭐 하는 프로그램이냐고 물었을 때 ‘나도 몰라’라고 대답했습니다. 윤여정 선생님을 첫 게스트로 섭외할 때도 ‘저도 잘 모르겠어요. 망할 것 같아요’라고 했죠(웃음). 윤 선생님께선 ‘망할 때 됐어’라면서도 출연해주셨고요.”

정선의 시골 집은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촬영했던 ‘1박2일’의 친분으로 군청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빌릴 수 있었다. 제작진은 그 곳 텃밭에 상추, 파, 고추 등을 미리 심은 채 이서진과 옥택연을 끌어들였다. 이서진과 옥택연은 나 PD가 가끔 등장하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인다. “두 사람은 예능인이 아니기 때문에 리얼리티 프로가 어색할 수 있어요.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물어보지 않으면 대답도 안 해요. 그래서 제가 가끔 얼굴을 비치고 슬쩍 말을 붙이는데 두 사람이 그때마다 불만을 표출해 시청자에게 재미있는 장면을 선사하는가 봐요.”

나영석이라는 이름이 ‘믿고 보는’ 상징성을 띤 지도 벌써 2년째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이우정 작가와 이서진 등 든든한 파트너들의 역할이 한 몫 했을 터. “시청자의 기대치가 높아질수록 더 노심초사합니다. 실망을 안겨드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잔 실수나 재미없는 장면 등은 그냥 건너뛰며 이해해 주시는 것 같아요. 윤여정 선생님이 ‘한 번 망해봐야 한다. 그 시기를 잘 넘겨라’고 농담처럼 말한 적이 있습니다. 실패에 대한 대비를 항상 하는 게 오히려 힘이 되는 것 같아요.”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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