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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의 길 위의 이야기] 평범함의 기준

입력
2014.11.0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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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나같이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말한다. 얼마 전에는 어떤 가수가 연예계를 떠나 있는 동안, 애인과 외식도 하고 각지로 여행을 다니며 평범하게 살아왔다는 기사를 보았다. 기사에 달린 무수한 댓글들을 읽다가 사람들이 흥분하는 지점을 발견했다. 바로 ‘평범함’이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외식을 해도 일반인들이 평생 한 번 가기 힘든 고급 레스토랑일 거고, 각지가 가리키는 곳은 분명 국내가 아닌 해외일 테니 그건 결코 평범함이 될 수 없다는 거였다. 그때의 평범함은 소박하고 예사로운 것을 향해 있었다. 며칠 뒤 또 하나의 기사를 읽었다. 결혼을 전제로 이성을 바라볼 때, 남자는 예쁜 여자를 원하고 여자는 평범한 남자를 원한다는 것이 기사의 골자였다. 내가 주목했던 부분은 또다시 평범함이었다. 남자들은 지방의 4년제 대학을 나오고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자를 평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반면, 대다수의 여자들은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을 나오고 100대 대기업에 다니는 남자를 평범한 남자로 지목했다는 것이다. 이때의 평범함은 남들에게 내세울 수 있을 만큼의 당당함을 내포하고 있었다. 평범함이 더 이상 평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함을 재는 눈이 높아지고, 눈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평범함은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평범함은 나에게서 점점 더 멀어진다. 자기 자신이 지극히 평범하다고 말할 때, 주위의 눈총을 받는 일도 잦아질 것이다. 여러 모로 평범하게 살기 참 힘들어졌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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