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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 세계 100위권 머물러도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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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 세계 100위권 머물러도 다행"

입력
2014.11.0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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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가 세계 100위권에 머무를 수 있으면 다행이다.”

서울대어린이병원장 김석화 서울대 의대 성형외과 교수가 최근 ‘서울대학교 의대 동창회 소식’(발행인 박용현 서울대 이사장)에 기고한 ‘세계 50위권 밖 서울의대의 현실’이라는 제목의 ‘함춘시론’을 통해 서울대 의대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미미한 현실을 꼬집었다.

서울대 의대는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가 지난 7월 발표한 세계 의대 순위에서 국내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100위권 내 순위를 기록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지난 정부가 의료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현 정부에서도 원격의료와 영리법인 설립을 허용하겠다며 의료계와 시민사회에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데, 의료산업을 위한 투자는 어디에서 찾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돈 있는 병원에 연구비 지원할 필요가 있는지 의심해 연구중심병원 사업이 표류하는 상황에서 서울대 의대가 세계 100위권에 머무를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했다.

김석화 서울대어린이병원장
김석화 서울대어린이병원장

김 교수는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가에 허덕이는 병원들이 연구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정부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부가 연구지원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면 병·의원들의 경영난이 악화하며 정부가 신성장동력으로 꼽는 의료산업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이제 병원이 진료 현장인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 (정부는) 수백억 원의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연구에 투자하는 것이 (의료계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보이지 않는가”라며 “원가의 80% 수준이 될지 모르는 건강보험 수가에서는 더 이상 병·의원이 견디기 힘들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솝 우화에서 매일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얻은 농부가 욕심을 부려 거위의 배를 갈라 결국 다시는 황금알을 얻지 못했다”며 “값싸고 질 좋은 연구를 더 이상 할 수 없다면 신성장 동력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서울대 의대 스스로 세계 최고 수준의 의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고 했다. 김 교수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니 서울의대동문과 함께 연구를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키워 2020년 세계 10위권 내로 진입하는 장밋빛 미래를 위해 힘차게 나가자”고 글을 마무리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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