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주·제주 등 의견 수렴 나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서울 지역 초ㆍ중ㆍ고교에 등교 시간을 학교 자율적으로 늦추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오전 9시 등교’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교시간 지연, 교통불편, 학생 상담시간 부족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도 있지만, 충분한 수면과 아침식사를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4일 각 시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의 ‘오전 9시 등교’ 대토론 제안과 관련해 이미 강원, 광주, 제주 등에서는 9시 등교 시행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은 9시 등교를 권장하되, 강제성을 띠지 않고 시행은 학교장 자율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이 지역에서는 이미 강릉 율곡중이 지난달 13일부터 오전 9시 등교를 시행중이다.
광주시교육청은 9시 등교 관련 설문조사를 마치고 3일 교장단 회의를 가졌다. 34만명에 달하는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은 9시 등교를 선호한 반면, 학부모와 교직원은 8시30분 등교를 택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교육청은 이달 21일 학생, 학부모, 교사, 교육관련단체 등 300여명이 참석한 대토론회를 거쳐 이달 말까지 9시 등교 시행 여부를 확정하기로 했다.
제주도교육청도 학교별로 학부모와 교직원, 학생 등 학교 구성원의 토론을 통해 다음달말까지 세부계획을 마련하고 내년 3월 새학기부터 등교시간을 조정키로 했다. 등교시간 결정은 학교의 재량에 맡기되 학생들이 아침식사를 챙겨 먹을 수 있는 방향으로 만들어가겠다는 것이 기본골격이다.
당초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가 크지 않고 학교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9시 등교에 부정적이었던 인천시교육청도 모든 초ㆍ중ㆍ고교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내년 3월 새학기부터 등교시간을 조정키로 했다. 교사와 학부모 의견을 수렴하면서 구체적인 등교 시간도 9시로 못박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전북도교육청은 등교시간 늦추기를 지난달 1일부터 시행 중이다. 현재 전북지역 초ㆍ중ㆍ고교 755곳 중 723곳이 참여하고 있으며 371개교가 20분, 166개교가 30분, 17개교가 10분, 12개교가 30분 이상 등교 시간을 늦췄다. 고3의 경우 수능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등교시간 조정은 내년으로 미뤘다.
그 외 지역은 9시 등교 문제를 교육청 차원에서 추진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학교장 재량에 맡기겠다는 것인데 타 지역의 효과 등을 고려해 학교장이 학부모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실시할 경우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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