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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기자 12명 농군학교로 교육발령 등 MBC 인사 원천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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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기자 12명 농군학교로 교육발령 등 MBC 인사 원천무효

입력
2014.11.0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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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법원에 효력정지가처분 방침

언론단체 "경영진, 공영방송 와해" 최 방통위장 "MBC 사태 논의"

MBC 노조 조합원들이 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 앞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사측의 교양제작국 해체와 인사 조치에 항의하며 시위하고 있다.
MBC 노조 조합원들이 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 앞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사측의 교양제작국 해체와 인사 조치에 항의하며 시위하고 있다.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며 교양제작국을 해체하고 인력 120여명을 재배치한 MBC의 인사를 둘러싸고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MBC노조)는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으며 언론ㆍ시민단체, KBS본부(새노조) 등은 안광한 MBC 사장 등 경영진을 규탄했다.

MBC노조는 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인사를 “‘눈엣가시’ 같던 PD, 기자들에 대한 탄압과 배제”로 규정하면서 “인사 발령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 자리에서 법적 대응 방침을 천명하면서 5일 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법원에 전보발령효력정지가처분 등을 내겠다고 밝혔다.

MBC 사측은 앞서 10월 31일 교양제작국 소속 PD와 일부 기자를 신사업개발부, 편성국, 교육 발령 등 주로 비제작부서로 인사 조치했다. 이들 중 ‘저성과자’로 판정받은 12명은 교육 발령을 받아 가나안농군학교에 입소, 2주 동안 농장을 견학하고 효 사상 등에 대한 강의를 들어야 한다. 이를 두고 이성주 MBC노조 본부장은 “사측이 주로 ‘PD수첩’을 제작했던 PD들과 할 소리를 하는 기자들을 ‘저성과자’로 낙인 찍어 쫓아냈다”며 “조합원을 인사 발령할 때는 당사자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단체협약과 어긋나는데다 교육 발령은 사규에도 없기 때문에 이번 인사는 절차적으로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MBC 노조에 따르면 영화 ‘제보자’의 실제 주인공으로 황우석 사태를 보도한 한학수 PD는 신사업개발센터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해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불만제로 UP’의 이춘근 PD는 교육 발령을 받았다.

노조 측의 신인수 변호사는 “전문 인력을 무관한 부서에 배치한 것도 모자라 절차까지 무시했기 때문에 이번 인사는 무효”라며 “2년 전 파업에 동참한 이들을 ‘신천교육대’(서울 신천동 MBC 아카데미)로 인사 조치해 브런치 만들기 등의 교육을 시킨 것은 인권탄압이라는 사법부 판결마저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등 언론 4단체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상식마저 뒤엎은 ‘인사 폭거’이자 공영방송을 무너뜨리려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KBS 새노조는 “청와대 눈치만 보며 사장, 본부장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자멸의 길을 가고 있는 MBC 경영진의 추악함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주장했으며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안광한 사장은 해사행위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인사 파문은 정치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김진욱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경영진이 재갈을 물려 말할 수 없게 만들었다”며 MBC 경영진의 사퇴를 촉구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 연합뉴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 연합뉴스

한편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MBC의 조직 개편 및 인사 논란과 관련해 “MBC 경영에 관한 부분이기 때문에 방통위가 관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등의 검토가 필요하다”며 “MBC 관련 보도 내용을 지켜보고 있으며 위원들이 의견을 주면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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