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남대천 회귀 연어 떼 수난
2m 넘는 두산보 막혀 산란 절망
3일 오후 남대천. 강릉교 두산보(洑)를 넘어가기 위해 ‘펄떡펄떡’ 몸부림 치는 연어의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이처럼 연어가 강릉도심으로 무리를 지어 나타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연어는 보를 뛰어오르다 남대천 수면위로 솟은 바위에 부딪혀 밖으로 튀어나오거나 간신히 한 단계를 뛰어 올랐다가도 2m는 훌쩍 넘어 보이는 보를 넘지 못해 다시 하류로 밀려 내려오기 일쑤였다. 때문에 알을 낳기 좋은 장소를 찾지 못해 아무 곳에서 산란하는 경우도 곳곳에서 목격되는 것은 물론 심지어 하천 주변에는 죽은 물고기가 눈에 띄기도 한다는 게 주민들의 말이다. 더구나 일부 낚시꾼들이 이틈을 타 연어를 불법으로 포획하는 경우도 있어 이래저래 연어의 수난은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산보에는 계단식 물길인 어도가 형성돼 있으나 물이 흐르지 않는 경우가 많고, 높이 또한 거대한 몸집의 연어가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8년 시작한 연어치어방류 사업이 성과를 내면서 모처럼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지만 보에 가로막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두산보가 생태계 단절의 벽이 된 셈이다.
1975년 초당ㆍ송정ㆍ포남동 등지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두산보(길이170mㆍ높이 2.5m)의 개량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두산보가 남대천 월드컵교와 포남교 사이 하천에서 발생한 은어 떼죽음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강릉시는 “상류에 있는 두산보에서 농업용수 공급 등을 위해 물을 가둬둔데다, 최근 폭염까지 더해지면서 수중 용존산소량이 부족해 떼죽음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관리주체인 농어촌공사는 남대천 살리기 차원에서 철거한 뒤 하류지역에 양수장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지만, 예산문제로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환경단체의 한 관계자는 “보를 철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필요하다면 어도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연어나 은어, 송어가 자유롭게 상류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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