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플레이 아태지역 부사장
“아시아에서 시작한 모바일 문화가 어떻게 전 세계를 바꾸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셀카봉’을 보라.”
크리스 예가 구글플레이 아시아태평양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4일 대만 타이베이(臺北)에서 열린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세계’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는 인터넷 사용에 있어 모바일을 최우선으로 하는 모바일 퍼스트의 선도 대륙”이라며 “모바일 인터넷 등장 이후 세계화의 흐름은 동양이 이끌고 서양이 뒤따르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그 예로 아시아에서 만들어져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셀카봉을 들었다. 그는 “셀카봉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단순히 전화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시아가 원조인 건 셀카봉뿐만이 아니다. ‘셀카’라는 개념 자체가 아시아에서 태어난 것인데, 이는 구글 검색어 추이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옥스포드 영어사전은 셀카(selfie)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그러나 셀카라는 단어 검색은 일본에선 이미 2011년 최고치를 기록했고, 대만에서는 무려 10년 전에 ‘혼자 사진찍기’라는 단어가 검색량 최고치를 달성했다.
‘패블릿’(phablet) 역시 마찬가지다. 몇 년 전만해도 휴대폰보다는 크고 태블릿PC보다는 작은 패블릿이 큰 사랑을 받는 곳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밖에 없었다. 그러나 전 세계 패블릿 수는 최근 1년 만에 4배로 불어났고, 이에 구글도 지난달 29일 5.9인치 패블릿인 ‘넥서스6’을 출시했다. 일본에 있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도 이날 화상전화를 통해 “개인적으로 5인치의 스마트폰도 크다고 생각했지만, 휴대폰 사이즈는 계속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아시아가 모바일 퍼스트를 넘어 ‘모바일 온리’(mobile only)로 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글 조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서는 응답자 가운데 35%가 스마트폰이 유일한 인터넷 기기라고 답했고 베트남 24%, 싱가폴 16%, 한국 14%의 응답자 역시 그렇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의 많은 회사가 관심 갖고 있는 모바일 온리 현상이 아시아에서는 이미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슈미트 회장은 “앞으로는 모든 기능과 엔진이 모바일 하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5년 뒤면 스마트폰이 생체리듬, 일정 등 나의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가장 스마트한 개인 비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타이베이=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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