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자리다툼하다 2개월 늦게 개원한 뒤
한 달여 만에 관광성 연수 나서 비난 거세
의장선거를 놓고 치열하게 싸우다가 전국에서 가장 늦게 개원한 전남 신안군의회가 이번에는 행정감사 앞두고 중국으로 유람성 해외연수를 다녀와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신안군의회는 지난 9월 11일 첫 개원을 하면서 해외연수 일정을 준비해 왔던 것으로 드러나 주민들과 공직자들로부터‘그들만의 의회’란 원성을 사고 있다.
4일 신안군의회에 따르면 의원 9명과 직원 6명 등 15명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중국 상해와 장사 등지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해외연수 비용은 1인당 198만원으로 총 2,970만원이 들어갔으며 양영모 의장 등 의원 9명과 사무직 직원 6명이 동행했다. 직원 중에는 의장 비서와 승용차 기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수가 말썽이 되는 것은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집행부에 감사자료 제출을 요구 한 뒤 의원들은 자료검토와 연구는 등한시한 채 해외로 떠났기 때문이다.
연수에 참가한 군의회 행정복지위원회와 산업건설위원회는 소속 의원들도 5일부터 14일까지 2014년도 행정사무감사를 벌인다.
이들 의원들은 회기 동안 공유재산 수시변경 등 조례안 3건에다 신안군 행정 전반에 감사자료제출을 2주 전에 집행부에 요구했다.
결국 공무원들에게 자료 준비를 요구해 놓고 의원들은 해외연수를 다녀와 공직자는 물론 주민들의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신안군의회는 지난 7월 개원한 다른 지자체와 달리 의장선거를 놓고 후보들간에 다툼을 벌이다가 2개월 늦은 9월에야 문을 열었다. 군의회는 개원하자마자 이번 해외연수 계획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연수 일정도 유적지 탐방 및 상해 도시경관 벤처마킹 등으로 섬 지역인 신안과 연계성도 미흡해 ‘관광성 연수’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더욱이 양 의장 운전기사와 비서가 동행해 비난을 자초했다.
신안군민 김봉두(43ㆍ압해도)씨는“의회가 해야 할 일이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데 의회를 놀자판으로 만들면 되겠냐”며“군민 세금으로 의장 비서까지 해외연수에 포함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잘못된 처사다”고 비난했다.
신안군 한 공무원은“다른 시ㆍ군의회보다 2개월 늦게 개원하더니 해외연수부터 다녀온 이유를 모르겠다”며“의원들이 짧은 시간에 얼마나 감사 자료를 꼼꼼히 검토할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안군의회 조영훈 운영위원장은“연수일정을 사전에 잡아 어쩔 수 없었지만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충분히 검토하고 해외연수에 나갔다”며“평상시 의장 수행원들이 고생해 의원 간 합의하에 동행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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