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감청 전문 정보기관의 새 수장이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을 겨냥해 “테러리스트들의 지휘 통제망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정보기관과의 협력을 요구했다.
로버트 해니건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 신임 국장은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보도된 기고문에서 극단주의 이슬람단체 ‘이슬람국가(IS)’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대원을 모집하고, 전장에 나간 대원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점 등을 지적하며 “IT 업체들은 스스로 원하지 않더라도 테러리스트 및 범죄자들의 지휘 통제망이 돼 왔다”고 지적했다.
해니건 국장은 “IT 기업들은 자신의 서비스가 오용되는 사실을 부인한다”며 “평범한 인터넷 이용자 대부분은 인터넷이 범죄에 이용되는 걸 원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부 미국 IT 기업이 정보기관에 비협조적으로 변한 것도 지적했다. 보안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의 많은 거대 인터넷 기업들은 여전히 국가안보국(NSA)과 같은 미국 정보기관의 정보제공 요구에는 순순히 응하고 있지만 GCHQ와 같은 외국 정보기관에는 과거보다 덜 협조적이라고 한다.
해니건 국장은 “사생활 보호가 절대적인 권리가 아니었고, 또 그것이 긴급하고 어려운 결정을 연기하는 이유가 돼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IS와 같은 테러집단이 SNS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면서) 정부와 정보기관이 직면한 엄청난 도전에 직면했다”며 “GCHQ와 자매기관인 MI5, 비밀정보국(SIS) 등 정보기관은 미국의 거대 IT 기업을 비롯한 민간 부문의 더 많은 지원 없이 이러한 도전에 맞설 수 없다”고 토로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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