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가야금 병창은 산조에서는 느낄 수 없는 멋이 있다. 함께 가듯 어긋나는 악기 소리와 목청 간의 긴장과 조화는 딴 데서 찾지 못할 진미다.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 강정숙(62ㆍ사진)씨가 8일 오후5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에서 문하의 제자들과 ‘향음재’를 갖는다. 1년에 한번 여는 무형문화재 공개행사지만 올해는 강 명인뿐 아니라 2014년 국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수자들이 함께해 진미를 더한다. 특히 출연자 11명이 모두 나와 부르는 가야금 병창 ‘들국화, 상사천리몽, 풍년경사’가 압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씨는 1970년대 초 서공철에게서 가야금 산조를, 박귀희 문하에서 가야금 병창을 배웠다. 그러다가 1985년 전주대사습놀이 가야금병창부에서 장원이 되고 이듬해 신라문화제에서 쟁쟁한 명인들을 제치고 대통령상을 받으며 군계일학이 된다. 두 스승의 직계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병창의 멋에 집중한다.
20세기 초 오태석 명인에 의해 발전된 가야금 병창은 판소리나 민요의 대목을 연주자가 가야금을 타면서 노래하는 연주 형태다. 이번에 무대를 여는 ‘청석령 지나갈제’는 효종이 지은 시조 ‘청석령’과 단오 때의 시속(時俗) 등 두 내용을 연이어 부르는 곡이다. 엇중모리로 시작해 노래 중간에 중모리로 넘어가는 장단의 변화가 특징이다.
이밖에 ‘흥보가’ 중 ‘흥보 잡터 잡아주는 대목’, ‘심청가’ 중 ‘방아타령’ 등을 전해옥 오지명 유인숙 등 문하생들이 부른다. 경기민요를 가야금 병창으로 편곡해 들려주는 대목의 모듬북 반주를 제외하고는 고정훈의 북 장단 반주다. (02)581-9712
장병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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