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인의 등용문 역할을 하는 정치학원에 자민당 열풍이 거세다. 2012년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를 배출, 인기 상한가를 달리던 마쓰시타정경숙 등 야당측 정치학원의 인기는 시들해 권력을 좆는 철새 정치지망생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4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이 미래의 정치인 발굴 육성을 목적으로 개설한 지방정치학원는 정원을 웃도는 응모가 이어져 활기가 돌고 있다. 올 들어 가가와, 돗토리 등 6개 현에서 학원이 문을 열었고 이달에는 오자와 이치로 생활당 대표의 아성으로 여겨지는 이와테현에도 자민당 산하 정치학원이 발족했다.
2006년 개교, 9년째를 맞는 도쿄 자민당 정경숙은 올 봄 수강생 100명을 모집했는데, 200명 가량이 응모했다. 졸업생 1,046명중 100명 가량이 정부와 지방의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반면 노다 전 총리를 비롯한 민주당 소속 정치인을 다수 배출한 마쓰시타정경숙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이 곳을 졸업한 257명중 올 7월 현재 국회의원은 36명, 지방의원 24명, 광역단체장은 8명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자민당에 정권을 내준 이후 인기는 시들해졌다. 4년제로 운영하는 이 학원의 수강생은 현재 12명에 불과하다. 1기수당 평균 인원은 3명인 셈이다. 매년 10~20명 가량의 졸업생을 배출한 유서깊은 정치학원의 명성에 못미친다.
차세대 총리감으로 불리며 정계에 화려하게 등장했던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시장이 이끄는 오사카 유신회의 정치학원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2012년 발족 당시 880명이 모여 인기를 얻었고 이중 상당수가 중의원에 출마,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유신회의 정치세력이 약해지면서 학원생 모집은 지자체별로 모집할 정도로 인기가 줄었다.
산케이신문은 “2009년 민주당을 집권당으로 만드는 일등공신 역할을 한 오자와 이치로 생활당 대표가 주최하는 정치학원도 최근 영향력 저하로 존재감을 상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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