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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재활용선별장은 돈 먹는 하마?

입력
2014.11.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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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관리공단 운영 선별장 적자 누증...민간위탁 회수 때 "흑자 자신" 빈말

가동률·재활용률 모두 하락...고비용 저효율 공단시스템 개선 절실

경북 포항시 재활용선별장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조짐이다. 민간위탁한 재활용폐기물 선별사업을 흑자를 내겠다며 시설관리공단에 맡겼지만 적자폭이 되레 커지고 있어 논란이다.

포항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월1일부터 포항시로부터 재활용폐기물 수거 및 선별 업무를 처리 중인 포항시설관리공단이 폐기물 판매 수입은 8억8,700여 만원, 올해는 연말까지 13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기간 시가 시설관리공단에 운영비 등으로 지난해 16억3,200여 만원을 지급했고 올해는 16억9,000여 만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 7억4,000여 만원의 손실을 본 데 이어 올해는 3억9,000여 만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흑자는커녕 민간위탁 할 때보다 성적이 좋지 않은 수치다. 민간기업이 운영할 때 시는 연간 4억3,000만~5억8,800만원의 운영비를 보조한 것과 비교하면 보조금이 되레 많거나 거의 줄지 않았다.

특히 선별장 가동률과 재활용률을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 커진다. 포항시가 2012년 10월 시설관리공단에 위탁하기로 할 때 공단이 직접 하면 연간 5,700만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 놓았었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시가 건설 중인 새 재활용 선별장을 민간업체에 맡기면 연간 1억5,000만원 정도 보조해야 하지만 공단이 운영하면 5,700만원의 흑자를 낼 수 있다는 용역결과가 나왔다”며 “결국 민간위탁 할 때보다 2억 원 이상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실상은 크게 달랐다. 민간 업체가 하루 50톤을 처리한 반면 공단은 지난해 하루 평균 20톤도 되지 않았고, 올해도 25톤에 불과하다. 위탁처리 업체 역시 자체 영업망을 이용해 쓰레기 선별사업을 일부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재활용률이 턱없이 낮다는 데 있다. 반입된 쓰레기 중에 플라스틱이나 금속 등 재활용품은 구분해 판매하고 나머지는 매립하는데, 민간위탁 당시 80%이던 재활용률은 지난해 38%, 올해는 47%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종전보다 3배 이상 비싼 20억 원 상당의 첨단 선별기를 무상으로 사용중인 점을 고려하면 생산성이 턱없이 낮다는 지적이다.

지역 한 재활용 업체 대표는 “최신식 기계를 공짜로 쓰면서도 이전보다 더 많은 예산을 쓰고, 재활용률은 더 낮은 게 되냐”며 “포항시설관리공단은 전형적인 고비용 저효율 지방공기업”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포항시는 “지난해보다 선별장 경상수지가 개선됐다”며 내년 말까지인 위탁처리기한 이후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계속 맡길 방침이다.

포항시 청소과 관계자는 “가동률이 당초 목표에 비해 떨어지고 공단 직원들의 영업력이 부족한 것은 인정하지만 작년보다 경영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며 “몇 년 더 지나면 운영 상태가 훨씬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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