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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영웅들의 팽팽한 기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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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영웅들의 팽팽한 기 싸움

입력
2014.11.0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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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영웅들의 팽팽한 기 싸움

어제의 동료가 내일의 적이다.

삼성 불펜의 핵 안지만(31)과 넥센 강타자 강정호(27)가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다. 3일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안지만과 강정호는 양 팀 대표 선수로 참가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관계는 청산하고 서로의 자존심을 긁기 바빴다.

선수가 선수에게 질문하는 시간이었다. 평온하던 체육관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넥센 주장 이택근(34)이 마이크를 잡았다. “사실 내 질문은 아니고 (강)정호가 제안한 것이다. 만약 이번 시리즈에서 처음 강정호와 맞붙는다면 안지만 선수는 초구로 무엇을 던질 것인가. 내가 알고 있는 안지만 선수라면 무조건 직구를 던질 것 같은데, 어떻게 할 생각인가.”

기습 질문을 받은 안지만이 잠시 머뭇거렸다.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일단은 피하고 봤다. “정규시즌이라면 무조건 초구를 직구로 던질 것이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는 나 하나로 팀 승리를 놓칠 수가 있다. 팀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 일단 직구를 던질지 변화구를 던질지 보류하겠다.”

하지만 이택근은 물러서지 않았다. 더 강하게 도발했다. “한국시리즈니까 제안을 한 것이다. 평소 안지만 선수의 성격이라면 무조건 직구를 던진다고 할 줄 알았다. 정규시즌 같으면 이런 제안을 하지도 않았다.”

참을 만큼 참은 안지만이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싸움닭’ 기질이 나왔다. “무조건 초구로 직구를 던지겠다. 자존심 싸움인 것 같은데, 무조건 받아들이겠다.” 이 과정에서 류중일 삼성 감독이 “직구를 던지되, 볼로 던지겠죠”라고 농담을 던지며 행사장 분위기를 누그러뜨렸지만, 설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안지만이 질문하는 차례였다. 묘한 웃음을 짓고 있던 강정호를 지목했다. “그 정도로 내 직구에 자신이 있느냐. 내 직구와 변화구 중 무엇이 더 까다로운가.” 그러자 십 여 분간 이택근에게 악역(?)을 맡기며 모르쇠로 일관하던 강정호는 “지만이 형도 직구에 자신이 있고, 나도 직구에 자신이 있다. 서로 강점인 것 같다”며 “붙어보길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타자 입장에서 ‘던지면 좋고, 안 던져도 그만’이라는 반응이었다.

과연 안지만은 강정호에게 초구로 직구를 던질까. 왠지 몸쪽으로 바짝 붙여 겁을 줄지도 모르겠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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